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18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일부 주 정부들이 봉쇄령을 다시 발동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내년 4월 전 국민에게 백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미국에서 18만7,89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루 확진자가 18만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확산세가 가파른 주에서는 봉쇄조치를 내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멕시코주와 오리건주는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2주간의 자택 대피령을 시행하기로 했다. 뉴멕시코주는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16일부터 30일까지 비필수 업종의 영업을 중단하도록 했으며 주민들에게는 응급 진료나 식료품 구매 외에는 집에 머무르도록 했다. 오리건주도 2주간 기업체 근로자들에게 재택근무를 의무화하는 조치를 18일부터 시행하며 식당·술집의 실내 영업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밖에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 등 미국 서부 3개 주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여행경보를 동시에 발령했다. 이들 3개 주는 주민들에게 주 경계를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하는 것을 피해달라고 촉구하고, 주에 도착하는 모든 방문객에게 14일간 자가격리를 해달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며 전국적인 봉쇄조치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13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매우 빠른 시일 안에 화이자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르면 내년 4월 모든 미국인에게 백신이 활용 가능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행정부는 봉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분에게 얘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에서는 현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가 있는 오스트리아가 3주간 고강도 봉쇄를 시행하기로 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는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17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3주간 봉쇄를 발효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 오스트리아 국민은 건강·업무상 사유 등을 제외하고는 외출이 제한된다. 또한 술집 등 비필수 업소는 폐쇄되며 초등학교와 유치원도 중·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원격수업으로 전환된다.
이탈리아에서는 남부 캄파니아주와 중부 토스카나주 두 지역이 바이러스 고위험 지역, 이른바 ‘레드존’으로 추가 지정됐다. 여기에는 항구도시 나폴리와 르네상스 발상지인 피렌체도 포함된다. 이에 따라 전 국토의 3분의1 이상이 비필수 업소 폐쇄 등 봉쇄조치가 내려지는 레드존으로 설정됐다.
일본에서도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NHK방송에 따르면 14일 오후11시 기준 일본에서 1,739명의 확진자가 새로 나오면서 사흘 연속 최다 기록을 세웠다. 최근 일본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11일 1,546명, 12일 1,660명, 13일 1,705명으로 연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