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브리핑] 장기CP 발행 봇물…롯데카드 올해만 1조원 조달

롯데카드, 13일 1,700억원 장기CP 발행
올해만 네번째... 총 1억원 조달 육박
코로나19 경색 겪은 여전사 차입통로 다각화↑


올해 하반기들어 장기CP(기업어음) 발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날은 롯데카드가 1,700억원 규모 3년 만기 CP를 발행했네요. 모두 운영자금으로 쓰일 예정입니다.

특히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전사들의 잇따른 조달이 눈에 띕니다. 올해 여전사가 발행한 장기CP는 약 3조원에 육박합니다. 발행물량의 절반을 훌쩍 넘는 수준이지요. 롯데카드는 지난 10월과 7월, 6월에도 단기금융시장을 찾아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모두 합치면 약 1억원에 이릅니다.



여전사들은 지난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겪으며 단기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노출됐습니다. 특히 은행지주계열(신한카드, KB카드 등)과 달리 신용도가 다소 낮은 비금융지주계열 카드사의 부진이 두드러졌는데요.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가 회사채만 매입하는 등 정책금융 지원에서 다소 사각지대에 있던 영향입니다. 채안펀드가 A급 여전채까지 인수하겠다고 뒤늦게 나섰지만 유의미한 매입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많은 여전사들이 올해 장기CP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메리츠캐피탈을 비롯해 현대커머셜,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롯데캐피탈 등이 만기가 3~4년인 CP를 발행하면서 조달 통로 다각화에 나섰지요. 단기금융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한 영향도 있습니다. 시장에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최근 발행되는 단기증권들은 채권 발행금리 안팎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오히려 조달 방법을 다양화하면서 내부 핵심성과지표(KPI)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평가입니다.

최근 시장 수요가 채권 대비 많아진 것은 대부분 기관투자자들이 연말에 투자를 종료하는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자금을 쌓아두려는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늘어나면서 투자여력을 일찌감치 소진한 곳들도 많지요. 장기CP의 경우 대부분 증권사 신탁이나 랩(WRAP) 계정에서 담아갑니다. 증권사나 운용사가 투자하는 여전채와는 시장이 약간 다르지요.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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