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가 뉴욕을 떠난다

올해 3~10월 30만 명 이상 떠난 듯
코로나19 감염 위험, 경제적 우려, 범죄, 자녀 학교, 환경 등 문제 복합
웨스트체스터나 롱아일랜드, 뉴저지 등으로 이주

15일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 스퀘어 앞을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의 라커펠러센터 앞에서 작업자들이 올해 크리스마스 트리로 쓸 대형 나무를 설치하고 있다. 이곳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 뉴욕의 명물이 된다.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미국 뉴요커들이 뉴욕을 대거 떠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뉴스는 15일(현지시간) 3월부터 10월까지 뉴욕시티 5개 보로(맨해튼·브루클린·퀸스·브롱스·스태튼아일랜드)에서 타 지역으로의 주소 변경이 29만5,103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미 연방우체국(USPS)에 접수된 주소 변경 데이터를 분석했다. 주소 변경신청은 한 가구에 세대원이 몇 명이든 한 번만 하면 되므로 실제 떠난 인구는 30만 명을 훌쩍 넘는다고 폭스뉴스는 분석했다.

뉴요커들이 특히 올해 뉴욕을 대거 떠났다. 올해 3월부터 7월 사이 24만4,895건의 주소 변경이 이뤄졌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만1,342건의 두 배가 넘는다.


이들이 뉴욕을 떠나는 이유는 코로나19 뿐만이 아니다. 경제적인 걱정과 학교의 혼란, 범죄 증가 등도 원인이다. 싱크탱크 맨해튼 인스티튜트의 마이클 헨드릭스 디렉터는 “뉴요커들이 코로나19 감염 가능성과 범죄, 삶의 질을 걱정하고 있다”면서 “도시의 쓰레기와 청결 문제도 엑소더스의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맨해튼 인스티튜트가 7~8월 연 소득 10만 달러 이상인 뉴요커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4 %는 지난 4 개월 동안 도시 밖으로 이사 할 것을 고려했다고 답했다. 이들은 생활비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전체의 38%는 도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고 53%는 자녀를 학교에 다시 보내는 것에 대해 매우 염려한다고 답했다.

뉴욕의 범죄도 늘고 있다. 올해 1~10월 살인 사건이 344 건 발생했는데 이는 2019년 전체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11월 8일까지 총격 사건 2019년 대비 94% 증가했다.

뉴요커들은 이사를 멀리 가진 않았다. 직장이 뉴욕인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맨해튼 북쪽 교외 거주지인 뉴욕주 웨스트체스터와 롱아일랜드 지방, 허드슨강 건너편 뉴저지주의 주거지 등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비영리단체인 ‘파트너십 포 뉴욕시티’의 캐슬린 와일드 대표는 “가장 큰 문제는 경제가 얼마나 빨리 회복될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0만 명의 소매점, 레스토랑, 서비스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잃어 뉴욕의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다”며 “학교 재개 결정이 늦어진 것 또한 아이 있는 가정의 이주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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