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관문공항추진 부울경범시민운동본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 5월 1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남권 관문 공항과 관련해 대통령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이 텃밭 부산·울산·경남(PK)에서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8월 45%를 넘었던 지지율은 이달 29%까지 추락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들어선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지역의 염원인 ‘가덕도 신공항’ 카드까지 꺼내 들어 민심은 더욱 흔들릴 분위기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으로 승기를 잡았다던 내년 4월 부산시장 재보궐선거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리얼미터 YTN의 의뢰로 지난 9일~13일 전국 성인남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PK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9.3%를 기록했다. 주간집계 기준 지지율은 전주에 비해 4.9%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6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당이 전환한 후 가장 낮은 수치다.
국민의힘은 PK에서 6월 1주 32.6% 지지율을 보였다. 김종인 비대위가 순항하자 7월 3주 40.2%까지 지지율이 올랐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부각되던 8월 2주차엔 지지율이 45%까지 치솟았다. 주중 집계 기준으로 국민의힘이 ‘최순실 사태’ 이후 처음 민주당을 지지율에서 앞지르기도 했다.
PK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9월 2주차에 40.2%로 민주당(23.7%) 16.5%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민심이 본격적으로 흔들린 시기는 9월 말부터다. 서해상에서 우리 공무원이 피살되는 사태가 벌어져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했던 9월 5주차에는 지지율이 29.9%로 추락했다가 곧 30%대 중반대로 다시 반등했다.
하지만 10월 16일 김종인 위원장이 부마항쟁 기념식장을 찾아 부산시장 후보들을 두고 “내가 생각하는 후보는 안 보인다”고 한 발언이 파장을 일으켰다. 부산지역 인물들을 ‘평가절하’했다는 비판이 당내에서 들끓었고 부산 중진 장제원 의원이 “격려도 모자랄 판에 낙선 운동을 해서야 되느냐”며 공개 반발했다. 이후 횡보를 보이던 지지율은 11월 2주차에 결국 29.3%로 김종인 비대위 출범 후 최저치로 내려갔다.
실제 민심도 심상치 않다고 보고 있다. 부산지역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오 전 시장 사태가 있지만 우리가 당연히 이긴다고 낙관할 상황이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김종인 비대위가 호남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죄하며 구애에 나선데 반해 부산에서는 “인물이 없다”며 격하한 것도 파장이 컸다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처럼 우리 지역 지도자가 과거에 실수를 하면 이해를 하곤 했지만, 외부에서 온 김종인 위원장이 실수를 하면 더 크게 질책하고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시의원들이 가덕신공항 건설 대상 지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강서구 가덕도 대항 전망대에서 가덕신공항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제공=부산시의회
반면 민주당은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으로 부산에서 지지율이 23%대로 추락했던 민주당은 11월 2주 기준 30.1%로 국민의힘을 앞질렀다. 정부·여당은 김해 신공항을 백지화하고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대한 타당성을 검증하는 용역비를 예산에 반영할 방침이다. 가덕도 신공항이 추진되면 부산지역 민심이 다시 여당에 우호적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이번 주간집계는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닷새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5만 2,611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최종 2,504명( 4.8%)이 응답을 완료한 결과다.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2020년 7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림가중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