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가 더 낫다”…노래방 1위 TJ미디어 분기 매출 100억 붕괴

코로나19 사태에 노래방 폐업·신규 창업 중단
TJ미디어 2000년 후 첫 분기매출 100억 아래로



서울의 한 코인노래방. /서울경제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국내 노래방 기기 1위 TJ미디어(032540) 분기 매출이 IMF 외환위기가 막 끝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00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거리두기 직격탄을 맞으며 전국 노래방 폐업이 늘어나고 신규 창업이 줄어들면서 사상 초유 위기를 맞았다.

17일 TJ미디어는 3·4분기 91억원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줄어든 기록이다. 지난 20여년간 3·4분기 매출액이 100억원 아래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 IMF 외환 위기가 막 끝난 2000년 분기 매출이 막 100억원대로 올라섰는데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성장 동력이었던 해외 영업은 사실상 중단 상태가 됐다. 한국은 제외한 3·4분기 아시아 시장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나 줄어든 17억원을 기록했다.

실제 김포공장에선 노래방 기기를 만드는 공장 기계 소리가 들리지 않는 상황까지 왔다. TJ미디어에 따르면 지난해 81%에 달하던 김포공장의 가동률은 올해 3·4분기 61%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수준으로 공장을 돌린다고 하면 오후 반나절은 공장 문이 닫아야 하는 셈이다.

노래방 기기 제조 1세대로 강소기업이었던 TJ미디어의 실적이 고꾸라진 것은 코로나19에 전국 자영업 중 노래방 업종이 가장 큰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사회적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될 때마다 노래방 영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노래방 폐업이 늘어나고 신규 창업 역시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중고 노래방 도매업체 관계자는 “최근 하루 평균 노래방 기기 매입 규모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5배 가량 늘어났다”며 “한 대당 10만원인 가격은 이제 1~2만원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말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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