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한진 경영권 분쟁, 경방도 뛰어든다

한우제 HYK파트너스 대표 전화 인터뷰
“한진그룹 일가 지배로 저평가...주주행동 준비”
HYK파트너스와 주주행동 예고
대한항공-아시아나 빅딜 “주주가치 훼손 우려돼”
“KCGI 백기사 아냐” 연대 가능성에 선 그어

조선내화(000480)는 경방의 지분을 3%가량 보유하고 있다. 김담 경방 회장과 이인옥 조선내화 회장은 미국 브라운대 동문으로 알려져 있다.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반발하고 있는 KCGI는 자회사 한진의 택배사업 분리 매각 등을 임시 주총 안건으로 준비하는 등 대응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HYK가 KCGI와 연대해 주주 설득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투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KCGI는 지난 9월경 ㈜한진의 잔여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그러나 HYK는 이 같은 추측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한 대표는 “KCGI와 접촉한 적은 없다”며 “같은 회사의 주주이지만 주주활동은 따로 하고 있다”고 못 박았다.

KCGI와의 연계 가능성은 부인했지만 한진칼의 아시아나 인수 결정을 두고 KCGI를 비롯한 한진칼 주주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앞서 대한항공은 2조5,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1조8,000억원 아시아나항공의 신주와 영구채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한진칼이 이 가운데 7,300억원을 투입해 대한항공 지분을 매입해야 하는 데 이를 위해 산업은행을 상대로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한 대표는 “이번 매각이 정부와 금융당국 입장에선 산업 재편을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간편한 인수·합병(M&A)이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선 대규모 부실 자산을 떠안게 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경영권 분쟁 중인 오너 일가의 경영 유지를 위해 한진칼이 제 3자 배정 형태의 유상증자를 강행하는 것은 주주 이익에 반할 수 있다”고 말했다.

HYK 측은 내년 정기 주총을 목표로 본격적인 주주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한진이 주력하고 있는 물류 사업을 미국 골드러시 시대의 ‘청바지’에 비유하며 이커머스 산업 확대와 언택트(비대면) 시대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표는 “택배와 물류 등 ㈜한진이 구축한 인프라로 매년 영업이익이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면서 “투명한 회사 운영으로 회사의 가치를 제자리로 돌릴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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