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포의 롤러블폰 ‘오포 X 2021’ 콘셉트./오포 홈페이지 캡처
디스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롤러블폰’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기기는 형태가 상소문을 펼치는 모습과 유사해서 ‘상소문 에디션’, ‘상소문폰’이라고 불린다. LG전자(066570)가 아닌 중국 오포가 기기를 공개했다.
지난 17일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오포는 ‘이노데이 2020’(INNO Day 2020) 컨퍼런스에서 펼칠 수 있는 형태의 스마트폰 콘셉트 ‘오포 X 2021’을 선보였다. 콘셉트폰은 상용화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아이디어가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오포에 따르면 기기는 기본 상태에서 6.7인치이고, 최대 7.4인치 크기까지 디스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사용자는 화면 크기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버튼을 누르거나 기기 테두리 부분을 상하로 쓸어내리면 크기가 조정된다.
오포의 롤러블폰 ‘오포 X 2021’ 콘셉트./오포 홈페이지 캡처
오포의 롤러블폰 ‘오포 X 2021’ 콘셉트./오포 홈페이지 캡처
지름 6.8mm ‘롤 모터’가 디스플레이를 펼치고 넣는다. 사람이 힘으로 크기를 조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오포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디스플레이에 주름이 생기지도 않는다.
오포는 기기의 내구성과 출시시점 등은 밝히지 않았다.
LG전자 롤러블폰 렌더링 이미지./레츠고디지털 캡처
LG전자의 ‘상소문폰’은 지난 9월 온라인으로 열린 ‘LG 윙’ 공개 행사 마지막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배경에 끝 부분을 당겼다가 밀면 화면이 쭉 늘어났다가 다시 들어가는 실루엣의 움직임이 드러났다. 이 롤러블폰은 고객에게 새로운 모바일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는 전략인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두 번째 주자다.업계에서는 LG전자가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롤러블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라고 전망한다. 내년 2월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미국 특허청(USPTO)에 롤러블폰 관련 기술 특허 출원을 마쳤고, 지난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익스팬더블 폰(Expandable Phone)’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지난 2월에 유럽특허청(EUIPO)에 각각 ‘LG 롤러블’ ‘LG 슬라이드’ 이름으로 상표권 출원 신청을 했고, 지난 2일 특허청에 ‘LG 롤러블(Rollable)’로 상표권을 출원했다.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롤러블TV를 선보이기도 했다.
LG전자는 새로운 스마트폰 폼팩터(하드웨어의 크기·형태)를 개발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혀왔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지난해 MC·HE 사업본부장 당시 “LG전자는 롤러블 TV를 선보인 만큼 기술적으로 폴더블·롤러블이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올해 초 세계최대가전전시회 CES 2020에서 “폴더블을 안 할 것 같나, 못 할 것 같나, 롤러블 TV 갖고 있는 회사가 왜 폴더블을 안 하겠나”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변화를 줄 생각이다”고 말했다.
보조 디스플레이를 돌리는 형태의 ‘LG 윙’에 이어 상소문폰까지 출시를 예고하며 폼팩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005930)는 갤럭시Z폴드2·갤럭시Z플립 5G 등 폴더블폰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애플은 듀얼스크린 형태의 폴더블 아이폰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태기자 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