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효율 점포 구조조정에 나선 롯데쇼핑(023530)이 인력 구조조정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2,000명에 가까운 직원을 줄인데 이어 최근 진행 중인 희망퇴직 대상을 과장급까지 넓히면서 대규모 인력 감축을 예고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말 기준 롯데쇼핑 임직원 수는 2만3,304명으로 올 들어 1,994명 감소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무려 3,259명이 줄었다.
백화점은 4,769명으로 올 들어 193명 감소했고, 마트는 1만2,317명으로 678명이 줄었다. 특히 신사업인 e커머스가 속한 기타 부문 직원 수는 6,218명으로 1,123명이 줄었다. 롯데쇼핑의 직원 수 감소는 하반기 들어 더욱 가파르다. 올 상반기에 1,070명 줄어든데 이어 3·4분기 석달동안에만 924명이 감소했다.
특히 이는 롯데와 함께 유통 빅3로 불리는 신세계(004170), 현대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신세계그룹(백화점+이마트(139480))의 총 직원 수는 2만8,024명으로 올 들어 518명 줄어드는데 그쳤고, 현대백화점(069960)은 2,963명으로 오히려 93명이 늘었다.
롯데쇼핑의 급격한 인력 감축은 실적 악화에 따른 대규모 점포 구조조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올해 안에 120개 매장(백화점 5개, 마트 16개, 슈퍼 74개, 롭스 25개)을 폐점하기로 하고 현재까지 100여개 매장의 문을 닫았다. 특히 올해 들어 코로나19 직격탄에 실적 악화가 극심해지자 부실 점포 정리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롯데쇼핑의 3·4분까지 누적 매출액은 12조2,2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645억원으로 무려 57% 줄어들며 반 토막이 났다.
롯데쇼핑의 인력 감축 규모는 연말에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롯데쇼핑은 동일 직급에 장기간 머물거나 임금피크제 적용이 얼마 남지 않은 과장급 이상 직원 140여명(롯데백화점+롯데마트)을 대상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고연차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해왔지만, 올해는 과장급까지 확대하며 규모를 2배 이상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지만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경우 전면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연말 정기인사에서도 파격적인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민주·김보리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