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00만원 이상 지방세를 1년 이상 납부하지 않은 고액상습 체납자 9,668명 명단이 공개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5년 연속 억대 규모의 지방세를 체납했고 146억원을 체납한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는 4년 연속 1위에 이름을 올렸다.
18일 행정안전부는 지방세·지방행정제재·부과금 등을 상습적으로 체납한 개인 및 법인 9,668명의 명단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올해 1월1일 기준 체납 발생일이 1년 이상 지나고 체납액이 1,000만원 이상인 체납자가 대상이다. 행안부는 지난 2월부터 명단공개 대상자에게 6개월 이상 소명기간을 부여했고 지난 10월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별로 심의를 거쳐 대상자를 확정했다.
명단에 오른 고액상습 체납자를 보면 지방세 체납자가 8,720명이고 지방행정제재·부과금 체납자가 948명이었다. 1인당 평균 체납액은 4,900만여원이고 전체 체납액은 4,243억6,000여만원이었다.
1억원 초과 고액상습 체납자는 전체 지방세 체납 대상자의 8,3%인 722명에 달했다. 이들의 체납액은 1,903억원으로 전체 체납액의 절반에 가까운 44.8%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12.8%, 도소매업 12.6%, 건설·건축업 9.3%, 서비스업 9.1% 순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34.4%로 가장 많았고 60대 24.5%, 40대 20.7%, 70대 9.1%, 30대 이하 7.2% 순이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9억7,400만원을 체납해 5년 연속 억대 체납자의 불명예를 안았다. 지난 1980년대 어음 사기를 벌인 혐의로 구속됐던 이른바 ‘큰손’ 장영씨도 9억2,400만원을 체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과 2019년 고액상습 체납자에 올랐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별세하면서 명단에서 제외됐다.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는 모두 146억8,700만원을 체납해 지난 2017년부터 4년 연속 개인 체납액 1위에 올랐다. 오 전 대표는 불법·부실 대출 등 혐의로 기소돼 2012년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이 83억2,500만원을 체납해 뒤를 이었고 서울에 거주하는 김상현씨는 79억9,200만원을 체납했다.
법인별로는 과거 용산역세권 개발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가 552억1,400만원을 체납해 1위를 지켰다. 불법 다단계 사기를 벌였던 주수도 전 제이유그룹 회장이 설립한 제이유개발(113억2,200만원)과 제이유네트워크(109억4,700만원)도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행안안전부는 고액상습체납자에 소명 기간을 충분히 부여하고 지자체 심의를 거쳐 이름과 나이, 직업, 주소, 체납액 세목 등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소명기간에 체납액의 30% 이상을 납부하거나 불복을 청구한 경우 등은 공개대상에서 제외된다. 체납자 명단은 행정안전부, 각 지자체, 위택스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재민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를 통해 지방세와 지방행정제재·부과금을 성실하게 납부하는 문화를 지속적으로 조성해 나가겠다” 며 “중앙정부는 자치단체가 모든 역량을 동원해 체납액을 징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