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오랜 기간 부동산 문제에 목소리를 내 온 김헌동 부동산건설개혁운동본부장과 안진이 시민단체 ‘더불어삶’ 대표가 부동산 투기국가로 전락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고발하고 대안을 모색한 책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모두 23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경실련 분석 결과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약 510조원 어치나 올랐다. 이 때문에 불로소득이 늘어 자산 양극화만 더욱 심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저자는 “치솟는 집값, 전셋값으로 국민의 주거기본권이 희생되고 있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집값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이 책을 내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저자들은 문재인 정부 3년간 어떤 정책이 집값 상승에 결정적 영향을 줬는지 세밀히 살핀다. 특히 지금의 집값 상승은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주택임대사업자등록의 특혜 정책이 투기로 가는 길을 열어준 탓이라고 지적한다. 이 같은 투기는 주로 거대한 이익을 독점하는 재벌과 토건족, 이들과 동맹을 맺은 관료집단과 정치 세력들이 주도한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따라서 주요 정치인이 다주택자이자 부동산 자산가, 토건족, 재벌 친화적인 현 상황부터 타파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두 사람은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면 집값 잡는 것은 쉽다”고 말한다. 공기업에 주어진 3대 권한인 토지수용권·용도변경권·독점개발권을 국민을 위해 사용하고, 분양과 관련된 개혁적 제도들을 활용하면 지금과 같은 비정상적인 집값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근본적으로는 불로소득만 폭증하는 ‘불로소득 주도성장’, 가계부채만 늘려놓은 ‘부채 주도성장’, 집과 건물과 땅을 사고팔아 성장률 수치만 떠받치는 ‘콘크리트 주도성장’은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고 이들은 강조한다. 1만6,000원.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