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이념에 기초해 건국됐지만 실제 미국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백인, 남성, 중간 이상 계급, 비장애인이 중심에 있는 나라다. 미국 백인들은 출생 후 사회화 과정에서 백인 우월주의를 깊이 내면화하고 그에 따른 혜택을 당연시 여기며 살아간다. 인종 담론 자체가 그들에게는 당연한 삶에 대한 도전이 된다. 인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선량하고 평범한 시민’이라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여긴다. 이런 개념을 인종 담론 연구자인 로빈 디엔젤로는 ‘백인의 취약성’이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그가 직접 만든 이 용어는 2017년 옥스퍼드 사전이 선정한 올해의 단어가 되기도 했다. 같은 제목의 책은 지난 5월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발생한 직후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등에서 곧바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1만5,000원.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