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北 참여 없이…올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종료

유해 143구·유품 1만7,476점 발굴…전사자 6명 신원확인
내년 3월께 재개…국방부 "北 호응 없어도 단독 작업"

유해 발굴하는 장병/국방부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 일대 6·25 전사자 유해발굴 작업이 남북관계 소강 여파로 올해도 북한의 호응 없이 ‘반쪽’으로 마무리됐다.

국방부는 20일 화살머리고지 일대 남측 지역에서 지난 4월부터 진행한 2020년 유해발굴사업을 종료한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겨울철에는 땅이 얼어 발굴 작업이 쉽지 않고 투입 장병들의 피로도 등을 고려한 조치다. 올해 군은 화살머리고지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서 총 330점의 유골을 찾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군 67구, 중국군 64구, 미상 12구 등 총 143구(잠정 수치)의 유해를 발굴했다. 이 가운데 고(故) 임병호 일등중사, 서영석·배석래·송해경 이등중사, 정영진·김진구 하사 등 6명의 국군 전사자 신원이 확인됐다.


고 정영진 하사 발굴 현장/국방부

유해 이외에 국군 계급장과 인식표, 중국군 방독면, 미군 방탄복 등 당시 전투에 참여한 군인들의 유품도 총 106종 1만7,476점 발굴했다. 전사자 유해가 다수 매장돼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교통호와 전투진지를 중심으로 158발의 지뢰와 2,410발의 불발탄도 제거했다. 화살머리고지 일대 유해발굴사업은 DMZ 안에서 이뤄진 군 최초의 유해발굴작업이다. 당초 남북은 2018년 9·19 군사합의에 따라 공동으로 화살머리고지 일대 유해발굴을 하기로 합의했지만, 남북관계가 소원해지면서 북측이 호응하지 않아 2년째 남측 단독으로 작업이 이뤄졌다.

지뢰제거작업하는 장병/국방부

군은 북측 호응이 없더라도 별도의 기한을 두지 않고 유해 발굴 작업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발굴 작업은 내년 3월께 재개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당국 차원에서 (북측에) 제의를 하는 것으로 안다”며 “화살머리고지가 올해 남한 전체에서 발굴된 유해의 총 42%를 차지할 정도로 의미가 있어 단독으로라도 유해발굴을 하면 더 많은 국군 전사자를 찾을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DMZ에는 기본적으로 아·적군 전사자가 같이 있으므로 (공동발굴로) 확대가 된다면 훨씬 더 많은 전사자를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동 작업 준비작업과 함께 북측 호응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남측이 작업하는 동안 북측에 통보하는지를 묻는 질의에 “북측은 감시초소에서 매일 발굴 활동을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발굴 현장에서 (북측에) 별도로 매일 통보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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