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몸과 마음 지치지만 검찰개혁은 내 소명”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몸과 마음이 지치지만 검찰개혁은 제 소명”이라고 밝혔다.

추 장관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고 김홍영 검사의 어머니가 보내준 꽃바구니 사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어머니의 꽃을 보면서 저를 추스르고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소임을 되새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 취임이 아직 1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마치 몇 년은 지나버린 것 같이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다”며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에서 법무부 장관을 한다는 것은 자신과 가족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고, 어떤 모진 시련도 견뎌야만 감당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또 추 장관은 “제가 정치적 욕망을 우선했다면 좀 더 쉬운 길을 놔두고 이런 험난한 자리에 오는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해방 이후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하고 항상 좌절했던 검찰개혁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는 국민 염원을 외면할 수 없기에 제 소명으로 알고 받아들였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다음은 추미애 장관 페이스북 글 전문


故 김홍영 검사의 어머니께서 꽃다발을 보내주셨습니다. 지난 10월, 저는 김홍영 검사의 희생이 우리의 참회 속에 ‘정의로움’으로 우리 안에 다시 새겨지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돌아올 수 없는 길로 아드님을 황망히 보내고도 제게 위로의 꽃을 보내시니 송구스럽고 몸 둘 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오늘, 어머니의 꽃을 보면서 저를 추스르고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소임을 되새기겠습니다.

국민적 열망인 검찰개혁의 소명을 안고 올해 초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지 아직 1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마치 몇 년은 지나버린 것 같이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칩니다.

매일같이 사안의 본질은 제쳐두고 총장과의 갈등 부각과 최근에는 장관의 거취를 집중적으로 여론몰이를 하는 보수언론 등을 보며 참을 수 없는 압통과 가시에 찔리는 듯한 아픔을 느끼지 않을 때가 없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에서 법무부장관을 한다는 것은, 자신과 가족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고, 어떤 모진 시련도 견뎌야만 감당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제가 정치적 이해타산이나 제 자신의 정치적 욕망을 우선했다면 좀 더 쉬운 길을 놔두고 이런 험난한 자리에 오는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해방 이후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하고 항상 좌절하기만 했던 검찰개혁의 과제를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는 절박한 국민의 염원을 외면할 수 없기에 저의 소명으로 알고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설사 부서지고 상처가 나도 이겨내려고 합니다만 저도 사람인지라 힘들고 외로울 때도 있고, 저로 인해 피해를 보는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에게 많이 미안합니다.

꽃을 보내주신 한 분 한 분의 마음을 헤아리고 기억하겠습니다. 우리가 함께 역사를 쓰겠다는 약속을 담은 마음들을 담아 보내주시는 꽃이기에 국민을 믿고 제게 주어진 소명을 완수하기 위해 끝까지 이겨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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