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잃은 아픔 딛고…비예가스 6언더 공동선두

PGA투어 RSM클래식 첫날
"함께 있다는 생각으로 현재에 집중"
마스터스 준우승 임성재, 이븐파 출발

모자에 무지개 리본을 단 비예가스가 1라운드 8번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올 여름 딸을 먼저 떠나보낸 카밀로 비예가스(38·콜롬비아)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SM 클래식(총상금 660만달러) 첫날 공동 선두에 나섰다.


비예가스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시아일랜드의 시아일랜드리조트 시사이드 코스(파70)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로 6언더파 64타를 기록, 같은 코스에서 경기한 맷 월리스(잉글랜드)와 함께 순위표 맨 윗줄을 차지했다.

비예가스는 2008년부터 2014년 사이에 PGA 투어에서 4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7위까지 오른 정상급 선수였다. 그린 경사를 읽을 때 바닥에 바짝 엎드리는 자세 때문에 ‘스파이더맨’이란 애칭을 얻은 그는 국내 대회에 출전한 적이 있어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2018년 4월 이후 대회에 나오지 않다가 올해 투어 활동을 재개한 그는 뇌종양으로 투병하던 딸 미아가 지난 7월에 22개월의 짧은 생을 마감하는 아픔을 겪었다. 비예가스는 “과거는 바꿀 수 없으니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 딸을 절대 잊을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은 내 것이라는 의미”라면서 “딸은 이제 없지만 (마음 속에) 함께 있으니 과정에 충실하면 된다”는 말로 아내와 함께 슬픔을 이겨내고 있는 심경을 담담하게 설명했다. 모자와 드라이버 헤드 커버에 무지개 리본을 달고 대회에 임하는 그는 이날 경기 전 연습장에서 무지개를 보며 미아를 떠올렸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마스터스 준우승의 흥분이 가시기도 전에 출전한 임성재(22·CJ대한통운)는 플랜테이션 코스(파72)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공동 64위에 자리했다. 세계랭킹이 18위까지 오른 임성재는 첫 홀인 10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냈으나 이후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만회하며 숨 고르기를 한 셈이다. 출전자 중 6위로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웨브 심프슨(미국)은 시사이드 코스에서 2타를 줄여 공동 31위에 올랐다. 이 대회는 1·2라운드를 시사이드 코스와 플랜테이션 코스에서 번갈아 치고 3·4라운드는 시사이드 코스에서 진행한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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