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바잉' 더 심화…성동구 아파트 62%, 2030이 샀다

[2030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 최대]
10월 25개구 중 4곳 50% 넘어
성동 최고...강북·강서·구로 순
잇단 규제가 불안감 증폭시켜



정부가 2030세대의 ‘패닉 바잉(공포의 사재기)’을 진정시키기 위해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일정을 공개하고 아파트 특별공급 물량을 확대했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계속된 규제로 대출은 더 줄고 새 임대차법의 시행으로 전세난까지 더해지면서 막차를 타자는 심정으로 무리하게 자금을 마련해 아파트 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10월 통계를 보면 서울 25개구 가운데 4곳의 경우 2030세대가 10가구 중 5가구 이상을 매입하기도 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1,882건으로 전체 거래(4,320건)의 43.6%에 달한다. 지난 8월 40.4%(1,994건), 9월 41.6%(2,777건)에 이어 또 상승한 것이다. 10월 비중은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9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무려 4개구에서 2030의 매입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가장 비중이 높았던 성동구의 경우 전체 거래 121건 중 75건이 2030에 의한 거래였는데 비율로 따지면 62.0%에 달한다. 이곳에서 10월 거래된 아파트 10건 중 6.2건가량이 20대와 30대가 사들인 것이다.


매입 비중이 절반을 넘은 지역은 이곳 외에 강북구(54.1%), 강서구(53.3%), 구로구(52.8%) 등이었다. 이 외에도 영등포구가 49.5%, 중랑구 48.7%, 동대문구 48.0%, 성북구가 46.5%, 관악구가 46.3%를 기록하며 절반에 육박했다. 특히 강북구의 경우 10월 들어 2030 매수 비중이 급격하게 늘었다. 지난달 31.0%에 불과했던 비율이 54.1%로 훌쩍 뛴 것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보유세 및 취득세 강화 등 각종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2030의 매수세가 더욱 강해졌다는 점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는 6월 1만5,615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감소해 9월에는 3,770건으로 하락했다. 10월에는 현재까지 3,926건으로 9월을 앞섰으나 여전히 거래량 규모는 적은 편이다.

거래 빙하기에도 2030이 아파트 매수를 결정한 데는 규제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잇따른 규제로 대출을 받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는데다 전세난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지난달 20대 이하가 전국에서 사들인 아파트 비중이 5.4%를 기록하며 첫 5%대에 올라섰다. 20대 영끌이 전국에서 나타난 것이다.

정부가 패닉 바닝을 진정시키기 위해 당근책을 계속 내놓고 있지만 규제로 대출은 더 줄지, 반대로 가격은 오르면서 불안감이 더 확산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연소득 8,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의 신용대출을 제한하겠다고 밝히면서 본격적인 시행 전에 ‘신용대출 막차’를 타고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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