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 /서울경제DB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5일 한국을 전격 방문한다.
외교부는 왕 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25일부터 27일까지 공식 방한한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12월4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지 1년여 만이다. 강 장관은 26일께 왕 부장과 만나 △코로나19 대응 협력 및 양국 간 고위급 교류 등 한중 양자관계 △한반도 정세 △지역 및 국제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왕 부장의 한국 방문 목적은 명목 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일정 조율이지만 이는 현실화되기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녹록지 않아 시 주석이 ‘한한령(限韓令)’ 완전 해제를 선물로 들고 오더라도 그 정치적 효과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북미대화를 내년께는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한국 정부 입장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전 시 주석의 방한은 미국 정부 설득에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왕 부장은 외려 시 주석 방한보다는 미중 갈등 속에 한국과 일본을 어느 정도 우군으로 붙잡아 두는 전략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 전선을 앞세운 대(對)중국 압박을 예고하면서 이를 경계하려는 행보라는 것이다. 왕 부장은 방한에 앞서 24∼25일 일본도 방문할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각각 회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왕 부장은 10월에도 한 차례 방한을 추진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한이 취소되자 자신의 일정도 연기한 바 있다. 왕 부장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8월 한국을 찾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강 장관과 왕 부장은 그간 열 차례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세 차례의 전화통화를 하는 등 서로 수시로 소통해 왔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아래에서도 한중 고위급 간 소통을 이어가게 되면서 양국 관계를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