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중이던 경찰이 우연히 보이스피싱 조직에 돈을 보내던 송금책을 발견하고 현장에서 붙잡았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18일 오후 4시께 김종철 사하경찰서 다대지구대 팀장은 야간근무를 위해 출근하다가 개인 업무차 사하구에 있는 한 은행에 들어갔다. ATM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중 김종철 팀장 눈에 수상한 장면이 목격된다. 40대 A씨가 5만원권 지폐 한 장을 입금하더니 가방에서 계속 5만원권을 꺼내 여러 계좌에 입금하는 것이다. 경찰 경력 30년의 김 팀장은 A씨가 보이스피싱 조직원이라는 생각이 직감적으로 들었다.

이를 수상하게 생각한 김 팀장은 A씨 주변으로 다가가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언뜻 본 휴대폰에는 계좌번호 여러 개가 적혀 있었고, A씨는 다른 사람 시선을 상관하지 않은 채 계속 현금을 입금했다. 이후 입금을 모두 마친 A씨가 현장을 떠나려 하자 김 팀장이 막아섰다.


A씨는 도주하려 했지만 김 팀장은 A씨를 붙잡고 그 자리에서 신속히 경찰에 연락해 추가 지원 요청을 했다. 덕분에 김 팀장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함께 A씨를 긴급체포할 수 있었다.

알고 보니 금융감독원 직원으로 사칭한 A씨는 40대 피해자를 만나 1,000만원을 가로챈 뒤 조직에 돈을 송금하던 참이었다. 당시 검거를 확인한 김 팀장은 즉시 은행 창구로 달려가 A씨가 입금한 계좌를 정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은행 측 협조로 계좌는 다행히 바로 지급 정지됐고, 자칫 보이스피싱 일당 손에 들어갈 돈은 인출이 중지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수사한 결과 추가 범죄 5건, 피해액 1억원 상당을 확인했고 이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경찰 관계자는 “정년 3년을 채 남기지 않은 김 팀장의 신속한 판단과 조치로 용의자가 검거될 수 있었다”며 “피해금은 무사히 피해자 품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덕진 인턴기자 jdj132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