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연합뉴스
사상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을 두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틀 연속 자신의 지지자들로부터 받은 꽃바구니 사진을 공개하면서 “설사 부서지고 상처가 나도 이겨내고 검찰개혁을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추 장관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故 김홍영 검사의 어머니가 꽃다발을 보내온 사실을 전하면서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오늘, 어머니의 꽃을 보면서 저를 추스르고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소임을 되새기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국민적 열망인 검찰개혁의 소명을 안고 올해 초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지 아직 1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마치 몇 년은 지나버린 것 같이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다”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추 장관은 또한 “사안의 본질은 제쳐두고 총장과의 갈등 부각과 장관의 거취를 집중적으로 여론몰이를 하는 보수언론 등을 보며 참을 수 없는 압통과 가시에 찔리는 듯한 아픔을 느낀다”고 말한 뒤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에서 법무부장관은 자신과 가족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고, 어떤 모진 시련도 견뎌야만 감당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고도 적었다.
아울러 추 장관은 “제가 정치적 이해타산이나 제 자신의 정치적 욕망을 우선했다면 좀 더 쉬운 길을 놔두고 이런 험난한 자리에 오는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썼다.
윤석열 검찰총장/연합뉴스
여기에 덧붙여 추 장관은 “검찰개혁의 과제를 저의 소명으로 알고 받아들였다”고 강조한 뒤 “설사 부서지고 상처가 나도 이겨내려고 합니다만 저도 사람인지라 힘들고 외로울 때도 있고, 저로 인해 피해를 보는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에게 많이 미안하다”고 부연했다.
앞서 추 장관 측은 전날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법무부의 절대 지지 않는 꽃길을 아시나요’라는 글과 최근 지지자들이 보내온 꽃바구니 사진 4장을 함께 올렸다.
추 장관 측이 올린 사진 속에는 20여 개의 꽃바구니가 추 장관 사무실 복도 양옆 뿐 아니라 법무부 청사 정문 한켠에 가지런히 놓여져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해 추 장관 측은 “매일 장관님에게 들어오는 수많은 꽃다발로 만들어진 장관실 꽃길”이라고 설명하면서 “퇴근길에 또 한가득 쌓인 꽃다발에 장관님 찐멈춤”이라고 적었다.
꽃바구니에는 ‘내가 추미애다’, ‘장관님 사랑합니다’ 등 추 장관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적혔다.
이번 꽃바구니 사진은 지난해 9월 마지막 게시글 이후 1년여 만에 추 장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것으로 최근 대검찰청 정문 앞을 가득 채웠던 윤 총장 응원 화환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는 지난 9월 추 장관이 윤 총장 가족 의혹 사건과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자 윤 총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연이어 배달돼 지난달 초까지 청사 정문 앞에 놓여있었다.
화환에는 ‘윤석열이 반드시 이긴다’, ‘윤석열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등 문구가 새겨졌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