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지금은 공수처법 개악을 막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공수처법 저지를 위한 야권 공동투쟁을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안 대표가 주장해온 ‘야권혁신 플랫폼’의 첫 단추로 공수처법 저지를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이 밀어붙이는 공수처법 개악은 민주당 정권의 총칼이 되고, 장기 집권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 분명하다”며 “이런 위기 상황인데도 지금 야권은 제대로 싸우고 있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국민들이 보기에 간혹 보궐선거 출마 선언은 있지만, 어디에도 구국의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며 “누가 어떤 자리에 출마하느냐는 관심은 있어도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고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 대표는 “여권은 지금 20년 장기 집권의 기반을 닦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에 이 정권의 일방통행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야권은 완전히 무력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민주당의 장기 집권전략으로 야당은 말살의 대상이 됐고, 의회는 죽어야 하는 존재가 됐다”며 “정책은 제멋대로 뒤집고, 법 개정은 내 맘대로 하는 무도한 정치가 시작되고 있다“. 대화와 타협, 민주적 절차나 규범들은 차례로 파괴되고 있다”고 ”고 맹비난에 나섰다. 이어 “여당의 공수처법 개악 시도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보궐선거 무공천 당헌 뒤집기에 이은 자기부정과 민주정치 파괴의 결정판”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는 “최선을 다해 공수처법 개악을 막고, 법에 정해진 대로 공수처장 합의 추천을 할 수 있도록, 야권의 공동 투쟁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제1야당을 포함한 양심 있는 모든 야권 인사들에게 호소한다”며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회복을 바라는 사람들은 모두 모여 공수처법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 대응, 공동 투쟁을 논의해 보자”고 외쳤다. 또 범야권 시민사회 원로를 향해 “사회의 원로로서, 산업화와 민주화의 선배로서, 문재인 정권의 폭주에 반대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힘을 합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이대로 갈 수 없고, 야권이 이렇게 무기력하게 있어서도 안 된다”며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어떤 분과도 만나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당이라는 울타리, 진영과 이념이라는 한계를 넘어, 공수처법 개악을 막기 위해 힘과 뜻을 모으자고 말씀하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찾아뵙겠다. 나라를 살리고, 국민을 지키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데 저 안철수는 미력하나마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