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4일 이틀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17포인트(0.58%) 오른 2,617.76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코스피의 상승세가 거침이 없다.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숨 고르기’를 예상했던 시장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전통적인 경기 회복 수혜주들이 외국인의 ‘바이코리아’에 힘입어 증시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 찾기에 나서면서 온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58%(15.17포인트) 오른 2,617.76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전거래일보다 1% 가깝게 오르면서 2,630선을 넘보기도 했지만 장 후반 상승분을 일부 내주면서 장을 마쳤다. 이날도 코스피 지수는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지난 9일 2,447.20으로 올해 9월 15일 기록했던 연중 최고치를 이달 들어서만 10차례나 다시 쓰게 됐다.
이날 시장에서는 2차 전지 관련주들이 특히 강세를 보였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가 6.58% 급등하면서 친환경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 국내 2차 전지 관련주들의 강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LG화학(051910)과 삼성SDI(006400)는 각각 6.82%와 4.94% 오르며 52주 신고가 기록을 경신했고 SK이노베이션(096770)도 3.9% 상승하면서 주가가 16만원대에 다시 한 번 안착했다. 포스코케미칼(003670)·SKC(011790)·일진머티리얼즈(020150)·후성(093370)·두산솔루스(336370)· 에코프로비엠(247540) 등 2차 전지 소재 업체들의 주가도 상승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 업종은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면서 2차 전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경기 민감주 등 경기회복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들이 여전한 강세를 보인 가운데 일부 종목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등장하면서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005930)는 0.3% 오르면서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도 1% 안팎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HMM(011200)은 개인과 기관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2.61% 하락했고 KCTC(009070)도 4.86% 내렸다.
특히 이날 증시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종목들이 뒤늦게 오르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전기 요금 개편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한국전력(015760)이 4.64% 오른 가운데 전기·가스 업체들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한동안 잠잠했던 유통주들도 이날 상승세를 이어갔다. 롯데쇼핑(023530)이 3.45% 올랐고 호텔신라(008770)(2.83%),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4.9%), LG상사(001120)(2.64%) 등도 강한 상승 탄력을 보였다. 실제로 호텔신라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달 각각 2.5%와 6.91% 하락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9.43%와 8.13%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적었다.
코스피 지수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하는 모습이다. 이틀 연속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과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가들의 복귀 때문이었다. 하지만 주가가 단기 급등함에 따라 이후에는 차익 실현 욕구가 강하게 나타나고 백신 효과가 실제 실물경제에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숨 고르기’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다만 여전히 외국인들의 수급이 우호적인 만큼 지수가 과도하게 하락할 가능성도 적게 보고 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기대와 현실 간 괴리가 있는 만큼 숨 고르기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다만 숨 고르기 국면에서도 외국인 수급으로 주가 조정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으로 시장의 방향성이 강하게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날 시장에서 나타났듯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을 찾아 매수하는 경향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문가들 역시 이런 투자 전략이 연말 증시에 유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등락 여력이 제한되는 만큼 주가지수 방향을 예측하고 대응하기보다는 종목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경기회복 수혜주를 담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