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017년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으로부터 양복과 탄산음료 등 이례적 호의를 받았다고 주장하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별 시비를 다 건다. 그 양복 개나 소나 다 받은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탄산음료 박스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하 사진은 내가 2017년 민정수석비서관이 된 후 최 총장이 내 아들이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보내준 음료”라며 “당시 최성해 총장이 나를 위해 양복을 맞춰주겠다면서 재단사를 보내겠다는 것을 단박에 거절하자 이 음료가 배달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은 양복 선물을 거절한 뒤 최 총장이 ‘한국교회언론회’ 명의로 ‘조국 사퇴’ 성명서를 내고,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와 주고받은 문자를 김도읍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공하는 등 자신에게 적대적으로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그 재단사는 내게도 왔었다”며 “그런데 보낸 주체가 총장이 아닌 작고하신 이사장님”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어느 날 본부로 들어가는데 한 후줄근한 차림의 노인이 화단에서 잡초를 뽑고 있길래, ‘아이고 수고가 많으십니다’하고 인사를 건네며 지나쳤는데 그 분이 위아래를 마뜩찮은 눈으로 훑어봤다”며 “그리고 며칠 후 총장이 불러서 갔더니 총장실에 바로 그 노인이 앉아 계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사장 눈에) 교수란 놈이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다니는 게 맘에 안 드셨던 모양인지 ‘진 교수, 이사장님이 양복 하나 맞춰드리래’라고 했다”면서 “그게 점잖으신 분이 교수 복장 불량을 지적하는 방식이고, 이분이 바로 김두관씨의 은사”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이어 “평소에 양복 입는 거 싫어해 한 번도 안 입다가 그분 장례식 때 딱 한 번 입었다”며 “내 연구실 아직 정리 못했는데 거기에 그대로 걸려있을 것이다. 벌써 8년 전 얘기. 별 시비를 다 건다. 그 양복, 개나 소나 다 받은 것”이라고 조 전 장관을 겨냥했다.
진 전 교수는 “총장이 나나 장 교수에게 뇌물 줄 일 있느냐”며 “사람의 호의를 그렇게 왜곡하면 안 된다. 자기 변명하느라 아들에게 준 사이다까지 뇌물 취급을 하니 치졸함의 극치”라고 맹폭을 가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조 전 장관이 주장한 ‘사이다 청탁’에 관해서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랜만에 (최성해 전) 총장하고 전화했다”면서 “‘아, 왜 쓸 데 없는 걸 보내셨어요?’라고 했더니, 그게 ‘조국이 아니라 그 아들에게 보낸 거’ 란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식사를 하는데 그 애(조 전 장관의 아들)가 지역의 천연탄산음료 맛을 보더니 맛이 있다며 ‘왜 이런 걸 서울에선 안 팔지?’라고 하더란다”면서 “그래서 한 박스 구해 차에 싣고 다니다가 서울에서 정경심 교수 만난 김에 아들 갖다 주라고 넘겨줬단다”고 최 전 총장이 음료를 건네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얼마 후 그 아이한테 맛있게 잘 마시고 있다고 전화까지 왔었다더라”면서 “실제론 안 마시고 인사치레로 한 말인가 보다. ‘한 박스 더 줄까?’라고 했더니 ‘서울에서도 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사양했다고 한다”고도 적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이게 사이다 뇌물(?) 미수 사건의 전모”라고 썼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