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 "韓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이 적절"

에스테르 뒤플로 MIT 교수
"韓, 도움 필요한 사람에게 더 많은 지원 가능"

에스테르 뒤플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교수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에스테르 뒤플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경제학과 교수가 한국에서는 재난 기본소득보다 선별적 지원이 더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뒤플로 교수는 24일 기획재정부가 밀레니엄힐튼서울호텔에서 개최한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성과 공유 콘퍼런스를 마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현금성 지원이 보편적이어야 하느냐, 선별적이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뒤플로 교수는 이날 ‘코로나19 시대의 정책은 어떤 형태가 돼야 하는가’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화상으로 진행했다.


뒤플로 교수는 노벨경제학상 역대 최연소(만 46세) 수상자이자 두 번째 여성 수상자다. 빈곤·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증 연구로 유명한 그는 “코로나19로 많은 국가들이 국민에게 현금을 제공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며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 현금 지원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뒤플로 교수는 “한국은 어떤 사람은 언제 지원해줄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갖고 있어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다”면서 “보편적 기본소득의 단점은 수혜 대상에서 아무도 배제하지 않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뒤플로 교수는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 인상에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높은 소득에 대해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장치가 없다면 불평등은 지속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고소득자에게 매우 높은 수준의 세금을 부과하는 건 정부 예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 시절 소득세 최고구간의 세율이 90%를 웃돌았으나 회사들이 높은 급여를 지급할 이유가 없어 정부 수입도 증가하지 않았다는 점을 예시로 들었다.
/세종=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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