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신공항 포퓰리즘'...가덕도·대구·광주 특별법 동시처리 가능성도

與 25일 가덕도 특별법 발의 전망 속
이낙연, 대구·광주공항법 연일 언급
野 제안한 3자 회의 성사 여부 주목
국민의힘 부산시당 '신공항공동추진단'제안
정의당 "백년지대계 아닌 선거지대계" 비판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 중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태년 원내대표./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대구·광주공항특별법’을 언급하며 가덕도신공항 추진을 재촉했다. 민주당은 25일 가덕도신공항 추진을 위한 특별법 발의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오는 12월 9일까지 예정된 정기국회에서 특별법을 처리한다는 입장이어서 신공항 포퓰리즘의 폭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 및 광주·호남 3자 연석회의를 제안해 가덕도와 대구·광주공항특별법이 동시에 처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24일 온택트 의원총회에서 “대구·광주공항 관련 법에 대해서도 여야가 지혜를 모아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가덕도신공항특별법안을 잘 만들어 야당 법안과 병합 심의할 것”이라며 대구·광주신공항 건설 문제를 다시 언급했다. 이 대표는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대구신공항특별법·광주공항이전특별법에 대해서도 조속히 협의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대구와 광주 신공항까지 이 대표가 연일 강조하고 나선 것은 해당 지역 건설 비용에 대한 국비 지원을 특별법으로 보장해 지역 민심을 다잡겠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 여권 내 차기 대선 유력 주자인 이 대표가 2022년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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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 대표가 가덕도신공항 추진을 강조하면서 발의도 되지 않은 특별법의 정기국회 내 처리까지 예고하고 나섰다. 한정애 정책위 의장은 이날 원내 대책 회의에서 “국민의힘 부산 지역 의원들의 가덕도신공항특별법 발의에 반갑고 환영한다”면서 “여야가 병합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정기국회에서 매듭을 지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속도전을 예고했다.

야당 역시 ‘공항 정치’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이날 가덕도신공항특별법 발의와 별개로 ‘가덕도신공항공동추진단’ 구성을 제안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미 부산과 대구·광주 신공항 특별법을 처리해 인천을 엮는 전국 4개 거점 공항을 두자고 제안하고 나선 바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야가 내년 부산·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표심 경쟁에 몰두해 백년대계인 대형 국책 사업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 평론가는 “10조원이 넘을 수 있는 대형 국책 사업을 예비 타당성 조사도 없이 국비 보조를 통해 추진한다는 것은 난센스”라며 “새로운 공항을 여러 개 건설한 뒤 공항이 적자가 나면 어떻게 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거대 양당의 ‘신공항 정치’에 정의당은 싸늘하게 반응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가덕도에 이어 대구·광주신공항특별법에 집권 여당 대표를 필두로 국민의힘 지역 기반 정치인까지 합세하고 있다”며 “백년지대계가 아닌 선거지대계”라고 쏘아붙였다.
/송종호·구경우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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