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공수사권 사실상 60년 만에 이관 초읽기

민주당 정보위소위 국민의힘 배제한채 개정안 단독의결
1961년 설립 중앙정보부-안기부-국정원 방첩업무 수행

김병기 국회 정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장, 하태경, 이개호 의원 등이 24일 국회에서 정보위 법안심사소위 회의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수십년간 방첩 업무를 수행해온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이 오는 2024년부터 경찰이나 국가수사본부 등 독립된 수사기관으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국가정보원의 직무 범위에서 ‘국내 정보’는 삭제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정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의원들은 24일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정원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공수사권 이관 반대 의견을 낸 뒤 자리를 떠나면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 위원들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안을 다수결 처리한 셈이다.


법안소위 위원장인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국민의힘과 모든 조항에 있어 합의를 했는데 단 한가지 조항인 대공수사권 이관과 관련해 이견이 있었다”며 “우리가 단독으로 처리하게 돼서 유감이다”고 말했다. 이어 “개정안은 27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강력 반발했다. 국민의힘 정보위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대공수사권 이관은) 국내 정보와 경찰이 재결합되는 것으로, 마치 5공시대 대공분실을 부활시키게 되는 것”이라며 “개악으로, 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숙원과제로 정부가 추진 중인 대공수사권 이관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은 이관, 국민의힘은 이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대와 일부 전문가의 우려를 반영해 이번 개정안에 ‘3년간 시행 유예’ 단서를 넣었다. 국민의힘은 시행 유예를 한다손 치더라도 이관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할 경우 1961년 설립된 중앙정보부, 안기부, 국정원이 사실상 약 60년간 가져왔던 대공수사권은 2024년 경찰이나 국가수사본부 등 독립된 수사기관으로 넘어가게 된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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