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연합뉴스
올해 부동산 세율에는 변동이 없으나 집값이 오른 가운데 정부가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을 85%에서 90%로 끌어올리면서 종부세 대상자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종부세 세입은 역대 최대치인 3조6,000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앞서 1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은 3.3㎡당 기존 1,842만 원에서 2,980만 원으로 총 62% 뛰어올랐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국토부 산하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담당하는 ‘공시가격’에 기재부와 행안부에서 담당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하면 세무당국의 과제 표준이 된다. 즉, ‘세법’에는 속하지 않지만 실질적인 ‘세율’에 영향을 미치는 영역으로 우회 증세가 아니냐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공시가격은 정부가 매년 전국의 대표적인 토지와 건물을 조사해 발표하는 부동산 가격이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주택 공시가격 대비 실제 세금을 매기는 과세 표준 비율로, 비율이 높아질수록 세금 부담도 커진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이에 맞서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국토부 산하에 있는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공시위)’를 국무총리실 산하 독립 기구로 바꾸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의원은 공시위의 독립기구화 내용을 담은 ‘부동산 가격공시법 개정안 검토 의뢰서’를 국회 법제실에 제출하고 관련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현재 20명 이내 위원으로 구성된 공시위는 국토부 제1차관이 위원장을 맡는 만큼 부동산 가격공시가 정부 기조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에서 출발한다. 공시가격이 종부세뿐만 아니라 기초연금, 기초생활보장, 건강보험료 등 총 63개 항목에서 조세 기준에 영향을 미치는 점도 우려 대상이다. 권 의원은 “정권 입맛대로 조세 권한을 남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본 구조의 결정 권한을 정부에서 국회로 이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권 의원은 행안부의 공정시장가액 비율 권한을 국회로 가져오는 지방세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그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향후 어느 정권이든 정부가 예산안 제출처럼 자료를 다 들고 와서 국회에 설명해야 재산세를 올릴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18일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역시 국토부 장관이 부동산 가격을 조정하는 계획을 수립할 경우 지체 없이 국회에 이를 보고하도록 의무화 하는 부동산공시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는 표준지공시지가, 표준주택가격, 공동주택가격, 비주거용 표준부동산가격, 비주거용 집합부동산가격 등을 포함한다.
지난 9월에는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공시가격 인상 폭을 전년도 대비 5%로 제한하는 내용의 부동산공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본 개정안은 지난 9월 21일 국토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된 후 논의가 미뤄진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부동산 세금 폭탄을 막기 위해 각 상임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원안 그대로를 밀어붙일 것”이라며 “여야 간의 원만한 토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