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休] 세계 최대 옥상정원 '억새·들꽃 넘실' 국내 최대 호수공원 '자수정 빛 일렁'

■환골탈태 세종시
3.6㎞ 정부청사 옥상정원, 기네스북 등재
호수공원엔 축제·습지 등 5개 테마섬 조성
국내 최초 도심형 수목원도 최근 문열어
첨단 속 자연이 숨 쉬는 도시로 변화중

세종호수공원에는 수상무대섬·축제섬·물놀이섬·물꽃섬·습지섬 등 5개의 테마섬이 조성돼 있다. 사진은 수상무대섬.

5년 전, 세종특별자치시의 여행관광 콘텐츠를 소개해달라는 청을 받고 취재 갔던 적이 있었다. 계절은 한여름이었는데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곳곳에서 터를 닦고 건물을 올리는 중이었는데 이렇다 할 관광콘텐츠가 없어 취재가 만만치 않았다. 그후 5년 만에 세종시를 다시 찾았다. 그런데 이 번에 찾은 도시는 옛날의 세종시가 아니었다. 첨단 도시 한복판에 수목원이 들어섰고, 어둠이 내린 호수공원 앞에선 성악가들이 언택트 공연을 하고 있었다. 자연 발생과는 거리가 먼 이 첨단 계획 도시는 나름의 생각과 계산을 가지고 관광콘텐츠를 축적해가는 중이었다.

세종시는 기존의 도시개념과는 완전히 다른 지자체다. 모든 것이 정밀한 계획 아래 설계됐고, 지금도 건설중이다. 세종시는 지난 17일 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에서 주최한 ‘제4회 세계스마트시티기구 어워즈’에서 특별상을 수상했을 만큼 기존 지자체들의 조성체계와는 사뭇 다른 시스템으로 작동하고 있다. 관광자원도 그 같은 체계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세종정부청사 옥상정원은 지난 2016년 세계에서 가장 큰 옥상정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고 약 122만본의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다.

변화를 체감하기 위해 먼저 다다른 곳은 정부청사 옥상정원이다.

정부세종청사에는 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를 비롯해 39개 기관이 입주해 있는 15개 청사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 건물 옥상의 총 길이는 무려 3.6㎞. 승천하는 용의 형상을 모티브로 삼은 정부청사는 서쪽 밀마루전망대에서 동쪽 호수공원을 향해 점차 낮아지는 성벽 형상으로 설계됐다. 청사 옥상에 조성된 정원은 2016년 세계에서 가장 큰 옥상정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고 약 122만본의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다.

옥상에는 전망마루·향기마루·건강마루·체험마루·소리마루 등 5개의 이벤트 마당과 너른길·억새길·들풀길 등 3개의 테마길이 조성돼 있어 첨단 빌딩 위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보안을 요하는 정부청사 위에 있는 만큼 옥상정원에 발을 내딛으려면 다소 복잡한 출입절차를 거쳐야 한다. 우선 청사관리본부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선택해 관람자명단을 제출해 예약을 승인받아야 한다. 그런 다음 신분증을 지참하고 접수처를 방문해 안내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고 QR코드를 스캔하면 입장할 수 있다.

옥상정원에는 122만본의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다.

국내 최대 인공 호수인 세종호수공원에는 산책로 8.8㎞, 자전거도로 4.7㎞가 조성돼 있다. 세종시 공공서비스 ‘어울링 공영자전거’ 앱을 내려받아 자전거를 빌려 타고 돌아보기에 좋다.

호수공원에는 수상무대섬·축제섬·물놀이섬·물꽃섬·습지섬 등 5개의 테마섬이 있다. 이중 수상무대섬은 금강의 조약돌을 형상화한 건축물로 672석을 갖춘 공연장이 섬 위에 있다. 축제섬은 각종 공연을 개최하는 곳이며 물놀이섬에서는 카누·카약·보트를 빌려 물놀이를 할 수 있다. 물꽃섬은 다양한 수생식물이 식재돼 있어 데크길을 따라 걸으며 관찰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습지섬은 호수공원의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조성한 곳으로 수변식물을 심어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호수공원 입장은 무료이며 연중무휴로 개방하고 오전9시, 정오, 오후3시가 되면 20분간 분수 쇼가 진행된다. 5~10월 사이에는 요트·카약·고무보트·수상자전거 체험도 할 수 있다.


지난달 17일에는 국내 최초의 도심형 수목원인 국립세종수목원도 8년간의 준비 및 조성공사를 마치고 개장했다. 64만9,000㎡의 광활한 면적에 2,453종 110만본의 식물들이 식재된 이 수목원은 도심 중앙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식물의 뿌리가 활착하는 내년 봄부터는 세종시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한 관람 시간은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이며 입장은 오후5시까지다. 시범운영 기간인 올 연말까지 무료 개방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의 일환으로 동시 관람객 입장은 5,0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세종수목원 사계절온실은 높이 32m에 9,815㎡ 규모로 지중해식물전시원에는 228종 1,960본, 열대식물전시원에 437종, 6,724본의 각종 식물이 식재돼 있다.

◇세종수목원의 볼거리

△방문자센터 : 수목원에 대한 종합정보와 매표소·전문식당으로 구성돼 있으며 조성과 관련한 기록들이 보관돼 있다.

△사계절전시온실 : 3개의 꽃잎을 가진 붓꽃을 형상화해 만든 사계절온실은 높이 32m에 9,815㎡ 규모에 달한다. 지중해식물전시원에는 228종 1,960본, 열대식물전시원에 437종, 6,724본이 식재돼 있다.

△희귀특산식물전시온실 : 남부지방에 분포하는 식물들을 전시하는 곳으로 전시 온실 2개동은 물잔 위에 띄운 나뭇잎을 형상화했다. 65종 3만1,320본이 식재돼 있다.

△분재원 : 우리나라 분재문화를 집대성한 곳으로 분재 230점과 실외정원·상설전시관·교육관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전통정원 : 궁궐정원·별서정원·민가정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청류지원 : 연구동 함양지에서 시작한 물길이 전통정원을 돌아 분재원을 거쳐 민속식물원까지 2.4㎞에 걸쳐 이어지는 인공연못으로 계절과 아침·저녁 기상상태에 따라 다른 경관을 연출한다. /글·사진(세종)=우현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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