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검찰이 라임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 편지에서 ‘검사 술 접대’ 자리에 동석했다고 폭로한 A 변호사와 검사 3명이 통화한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통화한 시점은 술자리 동석자들이 언론 등에 특정되기 이전이다. 검찰은 이들이 폭로 의혹을 방어하는 차원에서 서로 연락을 취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 수수 사건’ 전담 수사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A 변호사, 검사 3명의 휴대폰 통화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확인한 이들의 통화 시점은 김 전 회장이 첫 옥중 편지에서 “지난해 7월 전관 출신 A 변호사를 통해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을 접대했다”며 “검사 1명은 나중에 라임 수사팀에 합류(윤석열 사단으로 삼성 특검 등 함께 근무)했다”고 폭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당시는 술 접대 자리에 동석한 현직 검사가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하지만 A 변호사가 3명의 검사를 특정해 연락을 취했다는 점에서 검찰은 이들이 왜 통화를 했는지, 또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등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 변호사는 이에 앞서 본인의 휴대폰을 검찰에 모두 제출하면서 숨길 것이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직 검사들과 술자리를 같이한 적이 없다고 강조해왔다. 서울경제는 3명의 검사와 당시 통화한 사실이 있는지 A 변호사에게 여러 차례 입장을 요청했지만 답은 오지 않았다. 남부지검도 “수사 상황에서 확보한 증거의 내용 등은 알릴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통신 기록 외에도 확보한 여러 증거·진술을 통해 김 전 회장이 주장하는 검사 술 접대 자리가 실제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과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김모 청와대 행정관을 대질 조사해 “검사 3명 가운데 2명은 먼저 나갔다”는 등 구체적인 진술도 받았다. 또 현직 검사들을 접대했다고 지목한 날짜에 해당 룸살롱에서 김 전 회장이 결제한 영수증도 확보했다. 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검사 1명이 당일 주변 식당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내역도 확보한 상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진위 파악을 위해 검찰이 A 변호사와 검사 3명, 김 전 회장을 대질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사건의 ‘같은 편’인 인물들을 불러모을 것이 아니라 피의자 신분인 인물들을 불러 대질하고 영상 녹화를 진행하면 유의미한 진술들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