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 4년도 안돼 2만→3만포인트...트럼프 느닷없이 자화자찬

미리 일정 안잡고 브리핑룸 등장
1분4초 말하고 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 나타나 뉴욕증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의 30,000 고지 돌파를 자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30분께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함께 백악관 브리핑룸에 등장했다.

미리 공지된 일정은 아니었다. 12시27분께 백악관에서 취재진에 12시30분에 대통령의 연설 일정이 있을 것이라고 이메일로 알린 것으로 볼 때 급하게 잡힌 일정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연단에 선 트럼프 대통령은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30,000 고지를 돌파한 데 대해 “역사상 가장 높은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덕분인 것처럼 설명하면서 “사람들이 그걸 인정하고 있다고 본다. 큰 영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무도 (30,000 이라는 수치를) 보게 될 거라 생각지 않았다”면서 “그저 매우 열심히 일하는 행정부 사람들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미 제약회사 모더나는 지난 16일 자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가 94.5%의 예방효과를 갖는다고 발표했다. 모더나는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백신 개발을 위해 10억 달러를 받은 회사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브리핑은 다우지수 30,000 돌파의 성과를 트럼프 행정부로 돌리며 자찬하기 위해 급히 마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우지수 30,000 돌파를 두고서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권인수 협조 지시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이 없지는 않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질문을 받지 않고 나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단에서 말한 시간은 1분4초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패배 이후 결과에 불복하면서 공개 행사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글로벌 증시가 오른 것은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 절차가 공식 시작되고,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에 이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도 자사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최대 90%라고 발표한 것이 겹호재로 작용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침체된 경제 활동이 내년부터 백신과 바이든 차기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에 힘입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54.97포인트(1.54%) 오른 30,046.24에 마감했다. 2017년 1월 20,000 선을 넘은 지 불과 3년 10개월 만에 다시 맨 앞자릿수를 갈아치운 것이다.

다우 지수는 1896년 출범 후 10,000 선을 뚫는 데 103년(1999년 3월) 걸렸으나, 이후 18년 만에 20,000 고지에 오르는 등 갈수록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역시 57.82포인트(1.62%) 뛴 3,635.41에 마감돼 종가 기준 최고치 기록을 다시 썼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6.15포인트(1.31%) 상승한 12,036.79로 거래를 마쳐 12,000 선을 다시 넘어섰다. 지난 9월 처음 12,000 고지에 오른 지 3개월여 만이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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