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수장에 행시 동기만 4명, ‘함현정’을 아시나요

은성수·김광수·윤종원·정지원
행정고시 27회로 동기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이기도
금융당국·국책은행 등 수장 올라

김광수 차기 은행연합회장 단독후보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단독 후보로 추대되며 ‘행정고시 27회’가 주목받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뿐만 아니라 금융당국 수장인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이 전부 행시 27회 동기다. 행시 27회는 ‘함현정(含賢井·현명함을 담은 우물)’이라는 명칭의 동기모임도 이어오고 있다.

우선 최근 은행연합회장으로 추대된 김 회장은 1983년 공직에 입문한 뒤 민관을 두루 경험한 대표적 금융계 인사로 꼽힌다.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원 금융정책과 사무관으로 실무를 익혔고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등 진보정부에서 청와대 근무를 했다. 2008년에는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을 맡았고 2018년 4월부터는 민간 부문 농협금융 회장을 지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은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까지 지내는 등 국제금융 분야에 오래 몸담았고 이후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수출입은행장 등을 지냈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보고를 받을 때 보통 다른 장관은 과장급까지 배석시키지만 은 위원장은 사무관도 배석하게 하고 의견도 묻는다”며 “특유의 활발한 소통과 빠른 학습능력이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 /연합뉴스

윤 행장은 재정경제부·기재부 시절 경제정책국장을 지낸 ‘경제정책통’이다. 그러나 금융위의 한 고위 퇴직관료는 “윤 행장이 재정경제원 금융정책과 서기관으로도 일했다”며 “금융정책과 서기관은 금융정책과장보다도 금융 실무를 속속들이 알아야 하는 자리이고, 일을 한창 배울 때인 서기관 시절 그 자리에 있어 금융 관련 이해도 높다”고 전했다. 윤 행장은 2018년 6월부터 1년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있으며 경제정책뿐만 아니라 금융정책도 입안했다.

정지원 손보협회장

정 회장은 관료 시절 대부분의 경력을 금융 쪽에서 보낸 금융통이다.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감독정책과장,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상임위원까지 지낸 후 한국증권금융 사장,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지냈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이기도 하다. 1957년생으로 맏형인 김 회장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같은 광주제일고를 나와 1977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들어갔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과 서울대 경제학과 77학번 동기다. 1960년생 윤 행장은 서울 인창고를 나와 1980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1961년생인 은 위원장은 전북 군산고를 졸업하고 역시 1980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들어갔다. 정 회장은 1962년생으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김용범 기재부 1차관, 한승희 전 국세청장 등과 같은 서울대 경제학과 81학번이다. 부산 대동고를 나왔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행시 27회는 유독 인물이 많다”며 “행시 27회 인사 중 전 정부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인물들이 이번 정부 들어 빛을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태규·이지윤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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