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라임서 수천억 투자받은 회장, 세금 수억원 15년째 안냈다

상장사 4곳 회장 6.5억 체납
브로커 역할 1명도 9억 안내

/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으로 꼽히는 상장사 회장과 실사주들이 십수 년 전에 발생한 수억 원대의 세금을 아직까지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라임으로부터 수백억~수천억 원을 투자받아 상장사 사주로 행세하면서도 세금을 정상적으로 내지 않고 체납한 것이다.

2,500억 투자받은 회장, 2006년부터 총 6억 체납


/자료=국세청

25일 서울경제가 국세청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을 확인한 결과 상장사 네 곳의 회장으로 불린 이모(53) 씨는 총 6억4,900만원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이 씨는 지난 2006년부터 증여세 등 네 건을 체납했다. 이 씨가 회장으로 거론되는 동양네트웍스(현 리드(197210)의 실사주이자 라임 투자 브로커 역할을 한 김모(54) 씨도 9억 1,000만 원을 체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는 지난 2005년 양도소득세를 시작으로 총 11건을 체납했다. 지난해 10월 리드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도주했다가 지난 7월 검찰에 체포돼 구속 기소된 김 씨는 라임이 리드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해준 대가로 2017년부터 이종필 라임 부사장에게 14억 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을 공여한 혐의를 비롯해 2018년 5월 리드 자금 440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는다.


등기 직책 안 맡고 회장·실사주 군림

이들은 상장사들에서 등기 이사를 맡지 않은 채 회장과 실사주로 군림해왔다. 여기에는 세금 납부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고액 체납자에게 주택이나 자동차 등 본인 앞으로 재산이 생기면 압류가 들어온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고액 체납자는 통상 차명 법인 계좌를 이용해 생활한다”고 전했다.

라임 돈 투자받은 또 다른 회장들, 체납 명단엔 없어




김봉현의 3차 옥중편지/자료=사람법률사무소

한편 앞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158310)(옛 인터불스) 회장은 MBC에 보낸 3차 옥중 편지에서 ‘자신이 라임의 실세, 몸통, 전주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이 씨와 김 씨를 라임 사태의 중요 관계자로 거론했다. 또 해외 도주 중인 김모 메트로폴리탄 회장도 라임으로부터 투자금 3,000억 원을 받았다고 편지에 적었다.

김 전 회장 역시 라임으로부터 수백억 원을 투자받았다. 김 전 회장이 실제 소유한 스타모빌리티는 라임으로부터 400억 원을 투자받은 데 이어 지난해 7월께 400억 원을 추가로 투자받을 예정이었으나 의혹이 불거지면서 무산됐다. 김 전 회장과 김 회장 역시 자신들이 실소유한 회사에서 등기 이사 직책을 맡지 않았다. 다만 이들은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오르지는 않았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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