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 타워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주최로 열린 ‘양극화 해소와 고용 플러스 위원회, 1년의 활동과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경영 현장에 혼란과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국회에 건의하기로 합의했다. 직무급제와 임금피크제 도입 문제는 원론적 합의에 그쳤지만 이미 기획재정부는 이를 공공기관 경영평가 점수에 반영하기로 한 상태다.
24일 경사노위 산하 공공기관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공공기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경사노위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해 국회의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 논의를 조속히 실시할 것을 건의하기로 했다. 또 노동이사제 도입 전이라도 공공기관 노사가 자율합의에 따라 노조 대표의 이사회 참관과 함께 의장 허가 시 의견 개진이 가능하도록 하고 노조가 추천한 인사의 비상임 이사 선임을 가능하게 할 것을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외에도 합의문에는 공공기관의 윤리경영 제고를 위한 내용이 포함됐다.
임금체계 개편에 대해서는 ‘객관적 직무가치가 임금에 반영되는 임금 체계’(직무급제) 개편을 위해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이를 위해 획일적ㆍ일방적 방식이 아닌 기관별 특성을 반영하고 개별 공공기관 노사합의를 통해 자율적ㆍ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임금피크제 역시 ‘제도 개선 방안 마련 노력’에 합의하고, 임금피크제 대상 인력을 활용한 중소·벤처기업 지원활동 등을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이병훈 경사노위 공공기관위원장은 “이번 합의는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의 참여형 거버넌스와 지속가능한 임금체계 개편에 대해 공공기관 노조와 정부의 역사적인 대타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임금제도 개편 합의 내용이 ‘합의를 위한 합의’라는 반발이 나온다. 지난 9월 기재부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통해 직무급제와 임금피크제 도입을 공공기관의 경영 성과 평가 항목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윤정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현 정부 임기가 1년밖에 안 남았으니 국정과제 성과 내기에 집착하는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합의를 위한 합의로 알맹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합의에 참여한 한국노총 산하 전국공공노조연맹은 후속 논의를 통해 의견을 조율한다는 입장이다. 공공노조연맹 관계자는 “이미 경영평가 직무표가 바뀌어 강제 적용 될 수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후속 대화기구를 통해 풀어가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