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막판 힘빠진 인프라코어 매각... 현대重, 인수 성공할까

DICC 소송에 GS·MBK·글랜우드 등 관망세
두산 패소시 7,000억에 지연이자 더한 돈 마련해야
승소하면 우선협상자가 골치... 드래그얼롱 해결해야


두산중공업(034020)이 보유한 경영권(35.41%)의 예상 매각가격은 1조원 안팎. 쉽게 말해 소송에서 질 경우 핵심 계열회사인 인프라코어를 팔고도 현금 한 푼 손에 못 쥐게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인수후보의 이해관계는 정반대다. 인프라코어가 패소할 경우 불확실성이 말끔히 해소되지만 승소할 경우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닫는다. 인프라코어가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DICC 외부투자자가 쥐고 있는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 이들 외부투자자 입장에선 이 권리를 행사해 인프라코어가 보유하고 있는 80%를 포함한 DICC 지분 100% 제삼자에 매각하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1조원 가량의 돈을 주고 인프라코어를 사왔는데 ‘캐시카우(cash cow)’는 놓치고 껍데기만 인수한 꼴이 될 수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이라는 안전장치가 있지만 해당 지분을 되사오는 데 추가로 돈을 써야 한다.

관건은 두산그룹이 향후 우선협상 대상자와 맺을 주식매매계약(SPA)에서 이 불확실성을 어떻게 줄여주느냐다. 이와 관련해 여전히 두산그룹은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이어질 주식매매계약에서 우선협상자가 DICC 소송 관련 우발부채 해결 등을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으로 요구할 것으로 가능성도 높다.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우선협상자가 된다 하더라도 거래종결이 쉽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대법원은 현재 DICC 주식 매매대금 지급 소송 상고심을 심리하고 있다. 통상 대법원은 선고기일을 정하면 2주 전에 이를 공표한다. 적어도 향후 2주 안에 결론이 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DICC 소송에 정통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빠르면 올해도 결론이 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사안이 복잡해서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부위기를 전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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