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24일(현지시간) ‘다우 30,000’이란 글자가 적힌 모자를 쓴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의 대표인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과 미국의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30,000선을 돌파한 30,046.24를 기록했다./뉴욕=AP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제로 금리와 대규모 양적완화(QE)가 미국의 자산 가격 폭등을 초래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영향을 미쳤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넘쳐나는 유동성이 주가와 주택 가격,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가파른 상승세에 ‘버블’ 논란이 다시 커지는 모양새다.
24일(현지 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54.97포인트(1.54%) 오른 3만 46.24에 마감하며 사상 처음으로 3만 고지를 돌파했다. 지난 2017년 1월 2만 선을 뚫고 올라간 지 3년 10개월 만에 3만을 넘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역시 1.62%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테파니 링크 하이타워 최고투자전략가는 “기본적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그들의 통화정책, 그리고 정부의 부양책 덕”이라고 평가했다.
시중에 풀린 돈은 주택 시장으로도 흘러 들어가고 있다. 9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무려 7.0%나 상승했다. 2014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인플레이션 회피 수단으로 떠오른 비트코인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이날 비트코인은 1만 9,392달러까지 올라 2017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만 9,000달러를 넘어섰다. 역대 최고치(1만 9,783달러)가 눈앞이다. 원유 같은 원자재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이 계속될 수밖에 없어 상승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과도한 상승 뒤에 나올 수 있는 시장 붕괴 가능성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야더니리서치의 에드 야더니 대표는 “시장이 펀더멘털(기초 체력)을 앞서 간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CNBC의 간판 앵커인 짐 크레이머는 “주식시장이 미쳤다. 지금까지 내가 본 것 중 가장 투기적”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는 25일 사상 최고치 기록 경신을 멈췄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2%(16.22포인트) 내린 2,601.54를 기록했다. 전날 뉴욕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장중 한때 2,640선을 돌파해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을 기대하게 했지만 오후 들어 차익 실현 물량이 꾸준히 나오면서 약세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1,298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15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섰고 개인도 5,048억 원어치를 사들였지만 기관이 6,169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뉴욕=김영필특파원 박성호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