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세계적 경기침체에도 우수한 해외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300억 달러를 넘기면서 지난해 대비 68%의 실적 증가를 이뤘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는 26일 기준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302억 달러(약 33조4,132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180억 달러(19조9,152억원)보다 67.7%나 늘어난 수치다. 해외건설수주액이 3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8년(321억 달러) 이후 2년 만이다.

올해 해외건설수주는 코로나19 위기 속 저유가, 세계경기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발주공사 연기·감소와 국가별 봉쇄조치 등으로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정부는 6월 해외수주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지원책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까지 수주한 302억 달러의 세부 내역을 보면 지역별로는 아시아(35.6%)와 중동(34.3%)의 비중이 여전히 큰 가운데 중남미 지역의 수주 규모가 23%로 크게 늘었다. 중남미 지역 수주는 지난해 1억3,000만 달러로 전체의 0.6%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68억9,000만 달러로 23%까지 올라갔다.

공종별로는 플랜트(산업설비) 수주가 56.9%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토목(22.7%), 건축(15.5%), 엔지니어링(2.5%), 전기(2.2%), 통신(0.2%) 등 순으로 나타났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해외수주 300억 달러 달성을 계기로 이날 기획재정부, 주요 건설사 16개사, 해외건설협회,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대표가 참석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건설사는 GS건설, SK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도화ENG, 동아지질, 동일건설, 삼성ENG, 삼성물산, 쌍용건설, 엘티삼보, 유신, 평화ENG, 현대건설, 현대ENG, 희림건축(가나다 순)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올해 수주현황을 점검하고 내년도 정부 차원의 수주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코로나19에 따른 해외건설 현장별 애로사항에 대한 대응방안 모색도 이뤄졌다.

김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해외건설 수주가 반등돼 매우 반갑다. 하지만 진짜 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으며 코로나19에 따른 해외건설 수주 영향은 내년 이후에 본격화될 수 있으므로 우리 업체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 개척을 해주길 당부한다”며 “이번 반등의 추진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정책적 지원방안을 마련하면서 기재부 등 관계부처와 협조해 범부처 차원에서 우리기업 수주지원 촉진을 위한 제도개선 노력도 병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