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하(앞줄 왼쪽 두 번째)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 허권(〃 세 번째)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이 2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정부 노조법 개악안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결성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대 노총이 정부가 제출한 노조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막겠다며 진보 단체를 아우른 공동 대응 조직을 출범시켰다. 양대 노총은 “현 정권 출생의 기반이 된 수많은 단체가 함께했다는 것을 청와대가 준엄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노조법 개정에 반대하는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으로 해직자·실직자의 사업장 노조 가입이 허용되면 노사 관계가 더욱 투쟁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진보 단체의 결집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2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정부 노조법 개악안 반대, ILO 핵심 협약 비준 노동 시민 종교 단체 공동 대책위원회 결성’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공동 대책위원회에는 양대 노총뿐 아니라 참여연대·민중공동행동·예수살기·진보당 등 진보 단체들이 참가했다.
양대 노총이 정부가 제출한 노조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막기 위해 연합 전선을 형성한 셈이다. ILO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한 노조법 개정안은 실업자·해고자의 사업장 노조 가입을 허용하되 사용자의 대항권 보장을 위해 △핵심·생산 주요 시설에서의 일부·전부 점거 쟁의행위 금지 △단체협약 유효기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 △사업장 종사자 외 조합원의 사업장 출입 여부를 노사 합의로 결정 등이 포함돼 있다. 양대 노총은 사용자 대항권을 포함한 노조법 개정안을 ‘개악안’이라고 보고 이를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현 정권 출생의 기반이 됐던 수많은 시민사회 단체가 정부의 노동법 개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에 함께했다는 것을 청와대와 21대 국회는 매우 준엄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민주노총은 이제껏 했던 것처럼 2,500만 노동자와 전체 서민을 위한 활동과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25일 총파업과 시위를 벌인 바 있다.
허권 한국노총 상임 부위원장은 “노동 후진국의 멍에를 벗어던지는 것은 촛불을 든 국민에 대한 기본적 자세”라며 “ILO 핵심 협약 비준과 제대로 된 법안 개정을 위해 모든 조직 역량을 동원한 강력 투쟁할 것이며 이 사안은 문재인 정부가 노동 존중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우려의 입장을 밝혔다. 사용자 단체 관계자는 “노동계의 숙원인 해고자·실직자의 사업장 노조 가입을 허용한다는 점에서 재계는 우려가 크다”며 “대항력을 위해 파업 시 대체 근로 투입이 허용될 수 있도록 노조법이 동시 개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