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남선알미늄이 국대급? 코스피200 편출 기준 갑론을박

인덱스 종목 편출은 정성 요인 고려 안해
일평균 시총·거래대금 기준으로 선정
주가·거래 폭발시 실적 없어도 입성 가능
"정성 평가, 패시브 투자 본질에 어긋나"

26일 코스피 지수가 전장보다 4.19포인트(0.16%) 오른 2,605.73에 개장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신풍제약(019170)과 남선알미늄(008350)이 코스피200에 편입되면서 자격 기준에 대해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편·출입 종목은 정량적인 요인만으로 결정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와 정치인 이슈가 커지면서 관련주로 엮인 두 종목의 가격과 거래가 폭발한 결과다. 시장 선진화를 위해 정성적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개별 종목을 분석하는 것은 패시브 투자의 본질에 어긋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올해 최대 상승 신풍제약... 코스피200까지 접수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지난 25일 오전 서울 동작구청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과 고시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동작구는 최근 노량진 학원 집단감염 등 확진 환자 급증에 따른 추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현장 선별진료소를 운영한다. /오승현기자

26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전날 ‘주가지수공지’를 통해 코스피200지수 구성 종목으로 신풍제약과 남선알미늄을 새로 포함하기로 하고 다음달 1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신풍제약과 남선알미늄이 국내 우량주만 모아둔 코스피200지수에 포함될 자격이 있느냐다. 지난 3·4분기 신풍제약은 13억 원 영업이익, 남선알미늄은 9억 원 규모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12월 코스피200 정기 변경에서 편출된 BGF와 롯데푸드의 3·4분기 영업이익은 115억 원, 209억 원에 달한다. 기업 실적 면에서는 편출 종목들이 신풍제약이나 남선알미늄보다 훨씬 우량한 것은 분명하다.

일평균 시총·거래대금, 정량요인만 평가

통상 인덱스 편·출입 종목은 시가총액과 거래액을 기준으로 기계적으로 선정한다. 글로벌 산업 분류에 따라 정보기술·헬스케어 등 10개 산업군으로 나누고 이 범위에서 종목끼리 경쟁을 펼친다. 이번 변경에서는 지난 5~10월까지의 일평균 시가총액과 거래 대금 순위(유동성 기준) 상위 85% 요건을 충족하는 종목을 1차 선정했다. 하지만 이 요건만으로는 200개 종목을 채울 수 없다. 2차 선정을 하는데 이 단계는 ‘박힌 돌’을 우대한다. 유동성 기준은 충족한 상태에서 기존 코스피200에 편입된 종목은 시총 순위가 기존 구성 종목 수의 110% 이내면 잔류할 수 있지만 새 종목은 90% 안에 들어야 한다. 즉 기존 코스피200 헬스케어 구성 종목이 10개라면 기존 종목은 11등(110%)을 해도 되지만 새 종목은 되는 9등(90%) 안에 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올해 거래량이 급증하고 주가가 폭등한 신풍제약과 남선알미늄이 지수에 포함된 것이다.


시장 선진화 위해 투기적 종목 편입 재고해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의 유럽 첫 공장을 지을 예정인 독일 베를린 근처 그루엔하이데 공장 부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계량에 의존해 종목을 선정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가깝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는 온갖 테마주가 판치고 있다는 특수성을 고려해 방법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무 상태가 부실하며 투기 색채를 띤 종목이 지수에 입성하는 사례가 이어지면 시장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올해 9월 금융 업계의 지배적인 예상을 깨고 테슬라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 편입에 실패했는데 이를 두고 광풍 수준으로 주가가 폭등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거래소의 자의적 판단은 패시브 투자 본질에 역행

반면 인덱스 투자의 본질이 시장의 흐름을 따르는 패시브 투자기 때문에 지수 사업자가 자의적으로 종목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테마성으로 가격이 급등한다 해도 이는 시장 참여자 간 합의물이며 종목 연구 투자는 액티브라는 별도의 선택지가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 투자 업계 종사자는 “결국 S&P가 S&P500에 테슬라를 편입한 것은 주가가 시장 참여자의 총의로 결정된 것이라 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정성적 기준으로 인덱스 종목을 선정하는 것은 패시브 투자 본질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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