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광산구 오선동에 있는 디에스피(대표 정광섭·사진)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제조설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전형적인 강소기업이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2차전지 설비 분야의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독식하던 관련 장비를 국산화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일본으로 역수출까지 하고 있다. 이 같은 공로로 지난 2018년 무역의 날 정광섭 대표는 산업포장을 받았다.
사실 디에스피의 뿌리는 국민 건전지를 생산하던 로케트전기 계열사인 로케트 E&T. 이곳에서 연구소장을 맡고 있던 정광섭 대표가 모기업의 부도로 갈 곳을 잃은 직원들과 함께 설립한 회사가 바로 디에스피다. 현재도 직원의 70%가량이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다.
광주 광산구 오선동에 위치한 디에스피 신공장 모습./사진제공=디에스피
디에스피가 2차전지 분야의 게임체인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 덕분이다. 폭발 위험이 높아 고도의 안전성이 요구되는 리튬이온전지의 특성상 일본 장비의 최대 생산속도는 분당 122ppm이 최고였다. 저속장비도 없어서 못 팔 만큼 일본 업체들이 독과점하던 상황에서 굳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었던 셈. 그나마 파나소닉이 고속장비 개발에 도전했지만, 중도 포기했을 만큼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하지만 정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2006년 세계 최초로 200ppm 장비를 개발한 데 이어 2010년 300ppm 장비까지 선보였다.
현재 삼성SDI와 LG화학은 물론 일본 소니, 무라타 등에 관련 설비를 공급하고 있다. 디에스피는 현재 미국 테슬라 배터리 데이 때 소개된 차세대 원통형 전지 46800모델 고속화 제조설비 개발에 매진하는 한편 인재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고완재 서울경제비즈니스 기자 busi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