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정부과천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직접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을 찾아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 배제 명령을 발표하면서 이에 따른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26일 추 장관에 대해 “온갖 미움을 혼자 담당하고 친문들은 결국 (추 장관을) 쓰고 버릴 것”이라고 바라봤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 교수는 이날 ‘“검찰총장 내쫓지 않았나” 7년 전 호통 친 秋 영상 보니’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한 뒤 “이 사람들은 까마귀 고기를 즐겨 먹나 보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국의 예언뿐 아니라 추 장관의 예언도 놀라울 지경”이라며 “어쩜 그렇게 지금 상황에 딱 맞는 이야기를 다 해놓았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선견지명도 놀랍지만, 지금 본인에게 딱 맞는 이야기를 해놓고 이제 와서 잡아떼는 후안무치는 더 놀랍다”라고 맹공했다.
그러면서 “특히 추 장관의 헛발질이 이번엔 무슨 결과를 가져올지 매우 궁금하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주도하는 바람에 열린우리당 과반수로 탄돌이 배지 달아줬고, 드루킹 수사 의뢰하는 바람에 대선주자 김경수 날아가게 했고, 이번 윤 총장 직무배제는 또 어떤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지 진짜 기대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추미애발(發) 나비효과? 문 정권 몰락의 일등공신일 것”이라고 예측한 뒤, “탄핵 원죄 갚느라고 민주당 당 대표 맡아 친문 선봉 노릇하고, 드루킹 원죄 갚느라고 법무부 장관 맡아 정권 앞잡이 역할 하는 추 장관님, 이번 윤 총장 직무배제로 문 정권 몰락의 원죄를 또 갚느라고 다음엔 또 무슨 오바를 할까?”라고 비꼬았다.
또 “결국 친노 탄돌이에게 이용당하고, 친문한테 이용당하는 것”이라며 “온갖 미움을 혼자 담당하고, 친문들은 결국 쓰고 버릴 것이다. 추 장관의 정치역정. 어찌 보면 측은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른 게시물에선 “사상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 직무배제. 문재인 대통령도 공범”이라며 “1979년 YS 신민당 총재를 직무 정지시키면서 몰락의 길을 자초했던 유신독재의 말로와 흡사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 /연합뉴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24일 윤 총장에 대해 징계 청구와 직무 배제를 명령했다. 법무부 장관이 현직 총장의 직무 배제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날 저녁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직접 브리핑에 나선 추 장관은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 배제 조치를 국민께 보고드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그간 법무부는 검찰총장의 여러 비위 혐의에 관해 직접 감찰을 진행했고, 그 결과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 혐의를 확인했다”면서 “윤 총장이 언론사 사주와 부적절하게 만났고, 조국 전 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를 불법 사찰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한명숙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측근을 비호하기 위해 감찰을 방해했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윤 총장이 최근 법무부 감찰관실의 대면 조사에 응하지 않아 감찰을 방해했다고도 했다.
또한 추 장관은 “총장의 정치적 중립 손상으로 직무수행을 용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추 장관의 조치에 대해 윤 총장은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즉각 반발하면서 자신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명령을 취소해달라며 추 장관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이날 오후 3시경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한 직무 집행정지 처분 취소 청구 소장에서 ‘추 장관이 직무배제 조치의 근거로 제시한 6가지 사유가 사실과 다른 데다, 충분한 소명 기회도 주지 않아 위법한 조치’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