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나 한중 기업인 신속 통로 제도 확대와 항공편 증편 등 교류 확대 방안에 합의했다. 한중 최대 현안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는 대로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왕 부장은 또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시 주석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다.
외교부는 26일 한중 외교장관이 회담과 오찬에서 신속 통로 확대, 항공편 증편 등을 통한 양국 간 인적 교류 증대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또 우리 측의 동북아시아 방역 보건 협력체 구상을 지역 협력의 하나로 적극 지지하면서 한국 정부가 연내 추진하고 있는 ‘한중일 3국 정상회담’ 개최에도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강 장관과 왕 부장은 아울러 미국 정권 교체기에 북한이 도발하지 않도록 한반도 정세를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도 의견을 모았다. 미국과 북한이 유동적인 현 상황에 서로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식을 공유했다는 뜻이다. 두 사람은 오는 2025년까지 계획된 ‘한중 경제협력 공동 계획’ 문건을 채택하기 위한 협력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이른바 ‘한한령’ 해제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의견만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은 이와 함께 시 주석의 방한 의지를 강력하게 전달하면서 코로나19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조속히 성사한다는 점에 양측 의견을 모았다.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를 방문한 왕이 중국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왕 부장은 이어 청와대를 찾아 문 대통령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함께 한반도에서 전쟁을 종식 시키고 완전한 비핵화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면서 ‘남북 관계 발전’에 있어 중국의 역할을 당부했다. 왕 부장은 “시 주석께서는 대통령님과의 우정, 상호신뢰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특별히 구두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하셨다”고 화답했다.
왕 부장은 이날 강 장관의 환담에 20분 이상 지각을 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환담 후 취재진과 만나 시 주석 방한은 언급하면서는 “중요한 것은 완전히 (코로나19를) 통제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빨리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재촉했다. 미중 갈등을 두고는 “이 세계에 미국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중한(한중) 자유무역협정 2단계 협상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했다.
왕 부장은 이날 문 대통령을 예방한 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만났다. 27일에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윤건영·이재정 의원, 민주연구원장인 홍익표 의원 등과 조찬을 나누고 박병석 국회의장,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 등을 만날 예정이다. /윤경환·허세민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