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 로고를 배경으로 코로나19 백신 스티커가 부착된 유리병과 주사기가 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영국 옥스퍼드대와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자 추가 글로벌 임상 시험이 진행될 전망이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더 나은 효과를 보이는 방식을 발견한 만큼 이를 입증해야 한다”면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신의 면역 효과가 90%에 달하는 저용량 투약 방식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소리오 CEO는 추가 시험에 대해 “또 다른 국제적 연구가 될 것”이라면서 “이미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소규모의 환자만 필요한 만큼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로 인해 영국과 유럽연합(EU)에서 백신 승인이 지연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국가에선 올해 안에 승인이 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다만 미국에선 승인에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다고 봤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외국에서 임상 시험을 진행한 백신, 특히 결과에 의문이 제기된 경우 승인을 해주지 않으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헬렌 플레처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면역학 교수는 각국이 추가 임상시험을 이유로 백신 승인을 늦추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1회분을 두 차례 투약하는 방식의 면역 효과가 이미 세계보건기구(WHO)의 목표치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그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고용량 투약방식의 승인을 받고 충분한 데이터가 모이면 저용량 방식의 추가 승인을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통신에 “1회분의 절반을 먼저 투약한 후 1회분을 온전히 투약하는 방식을 추가로 조사하는 데에 큰 이점이 있다”라면서 추가 임상시험 계획을 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데이터를 추가로 평가하고 있고, 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규제 당국과 협의할 것”이라면서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 데이터에 새 데이터를 더해 규제 당국에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는 지난 23일 자신들이 개발 중인 백신의 3상 임상시험 초기 데이터 분석 결과 평균 면역 효과가 70%라고 발표했다. 백신 1회분의 절반을 우선 투약하고 한 달 후 1회분을 온전히 투약한 참가자들은 예방 효과가 90%였고, 두 차례 모두 1회분 전체 용량을 투약한 이들의 예방효과는 62%였다.
연구진은 투약량에 따라 면역 효과가 다른 원인을 아직 모른다고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메네 팡갈로스 부사장은 기자회견 등에서 “우리가 1회분의 절반을 접종한 것은 행운(serendipity)이었다”며, 의도치 않은 실수였다는 점을 시인했다.
게다가 첫 투약에서 1회분의 절반을 맞은 참가자들은 모두 55세 이하로, 고령층이 없었다는 점이 뒤늦게 드러났다. 다른 핵심 정보를 누락했다는 의혹마저 더해지면서 백신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자 결국 추가 시험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