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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재계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은 이날 오전 퇴원해 한남동 자택으로 귀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은 염증 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나 연배에 맞는 건강을 회복한 상태였다”면서도 “건강 상태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입원 기간이 길어졌던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 명예회장은 지난 7월 대장게실염 진단을 받고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대장게실염은 대장 벽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곳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동안 정 명예회장은 서울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지만, 이번에는 아산병원에 입원하며 일각에서는 위독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는 고령인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 등으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달부터는 증세가 호전돼 일반 병실에서 회복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 명예회장은 퇴원 이후에도 그룹 경영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들 정의선 회장에게 그룹 총수 자리를 물려줬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추석 연휴 무렵 정 회장에게 회장직을 맡아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혁신을 주도해달라고 당부한 데 이어 지난달 14일 자리를 물려준 뒤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2000년 ‘왕자의 난’ 이후 현대자동차그룹을 독립시킨 지 20년 만이었다. 아울러 현대차(005380) 이사회 의장, 대표이사 등 주요 보직에서도 모두 퇴임했다.
다만 정 명예회장은 사내 등기이사로 현대차 명예회장과 현대모비스 명예회장직을 유지함에 따라 그룹의 경영 안정성을 도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몇 년간 꾸준히 자동차 산업의 미래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그룹을 변화해왔고 정 회장이 이를 이어 인간 중심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추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 아래 기존의 전통적인 자동차 틀을 깨는 다양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정 회장은 최근 일정을 마친 뒤 자주 병원에 들러 정 명예회장을 문안하며 그룹 경영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