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이 지난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 정지, 징계 청구 조치와 관련해 행정법원 소송과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맞물려 진행되면서 법무부와 윤 총장 측의 치열한 수 싸움이 예상된다. 재판부와 징계위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 결론을 낼지, 또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에 따라 현직 검찰총장 직무 정지 등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새 국면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4부(조미연 부장판사)에 배당된 윤 총장의 직무 정지 집행정지 신청 사건의 심문 기일은 오는 30일로 잡혔다. 이는 윤 총장 징계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가 열리는 다음 달 2일보다 2일 앞선 날짜다. 통상 심리가 이뤄진다고 해도 법원 결정이 나오기까지는 며칠이 걸린다. 법원이 판단을 서두르면 징계위 의결 이전에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반면 사안이 중대한 만큼 늦춰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재판 결과, 징계위 의결에 법조계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양측의 결과가 서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 징계위가 윤 총장에 대해 해임·정직 등을 의결하면 직무 배제 진행 정지 신청은 의미가 없어진다. 윤 총장이 완전히 직을 상실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 총장 측이 이날 제출한 의견서에서 ‘심문 기일을 빨리 잡아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경우 윤 총장은 면직·해임 처분에 대해 다시 한 번 취소 청구와 집행정지 신청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추 장관이 제청한 징계안을 대통령이 곧바로 재가하면 윤 총장은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재가한 사안을 윤 총장이 불복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윤 총장이 면직·해임 처분을 받는 경우 집행정지 신청은 하지 않고 취소 청구만 하는 선택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대로 재판부가 먼저 결론을 낸다면 이는 징계위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윤 총장은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이면 다시 직무로 복귀한다. 이때 직무 배제 사유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법원이 판단하면 징계위에서 펼칠 윤 총장의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반대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윤 총장은 불리한 위치에서 징계위를 맞아야 한다.
징계위 결정 사항에 소송을 제기할지에 대해 윤 총장 측은 “징계위의 결정이 나온 뒤 고려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물론 징계위에서 정직 이하의 의결이 나올 수도 있다. 그 와중에 법원에서 윤 총장의 직무 배제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된다면 다시 직무로 복귀한 윤 총장과 추 장관 사이의 갈등이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 측은 징계위와 관련해 이완규 동인 변호사와 이석웅 서우 변호사의 특별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했다. 윤 총장 측은 “징계 기록 열람·등사 신청을 하고 법무부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