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거대여당의 입법 독주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 명령에 야권이 들끓고 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은 청와대 앞에서 ‘윤석열 국정조사’를 외치며 1인 시위에 돌입했고 유력 정치인인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도 “힘을 합치자”며 야권 총결집을 촉구했다. 윤 총장이 해임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마저 여당이 단독 개정해 출범을 밀어붙이면 야권 전체가 단합해서 대여투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29일 국민의힘은 조태용 의원과 강민국 의원, 이영 의원, 한무경 의원, 배준영 의원, 황보승희 의원 등이 청와대 앞 1인 시위에 나선다. 28일에는 정희용 의원과 유상범 의원 등이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통해 “윤석열 국정조사를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청와대 앞 1인 시위는 추 장관이 윤 총장을 헌정사상 최초로 직무정지 명령을 내리는 사태가 벌어지자 추진됐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 사안을 두고 국정조사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제안했는데, 여당이 이 주장을 추후 다시 접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1인 시위에 나서 국정조사 추진과 함께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김은혜 대변인은 “현 사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침묵은 비겁하다”며 “국민 앞에 당당하게 설명하는 것이 의무이고 이 같은 의지를 알리기 위해 1인 시위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28일 저녁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1인 시위에 돌입하자 보수진영에서도 “힘을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은 원내에서도 여당인 민주당에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는 상황으로는 대여투쟁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174석)은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3석)을 포함해 177석으로 국민의힘(103석)을 압도하고 있다. 법안을 심사할 회의를 여는 국회 17개 상임위원장도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고 위원회에서도 절대다수를 구성하고 있다.
여당은 압도적인 의석수을 앞세워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야당이 반대해도 공수처장 최종 후보 2인을 선출할 수 있게 관련 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당(3석)과 무소속(홍준표·김태호·윤상현·박덕흠)을 포함해도 여당의 입법 독주를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시민단체와 시민사회가 모두 뭉쳐서 대여투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 한 당협위원장은 “18대 국회 당시 민주당은 80여 석에 불과했지만 진보 시민사회와 시민단체와 하나가 돼 대여투쟁에 나섰다”며 “의석수는 170대 80이었지만 힘은 대등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지난 28일 “좌파 정권의 입법 독재 전선에 이제 모두가 하나 되어 힘을 모을 때”라며 야권 통합을 강조했다.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밖에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세력도 함께 하고, 이재오 전 장관을 비롯한 보수·우파 시민단체도 함께해야 한다”며 “(그리고)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비롯한 강성 우파도 함께 해야 문재인 정권의 폭정과 실정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모두가 힘을 합치자고 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추미애 탄핵, 라임·옵티머스 특검, 윤석열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 등을 발의할 때는 사인해달라고 요구한다”며 “소아(小我)를 버리고 대도(大道)로 나가시라”고 했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도 28일 자신의 팬클럽 ‘유심초’가 주최한 ‘유승민과의 온택트 미팅’(유튜브 라이브)에서 “국민의힘이 울타리를 넓게 써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살아있는 권력을 엄정히 수사하라고 본인(문재인 대통령) 입으로 얘기하고 지금 이게 뭔가. 법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꼭 보여줘야 한다”며 “문 대통령이 지금 검찰 갖고 저러는 이유가 울산시장 선거 부정 사건, 라임·옵티머스 사건,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세 가지 사건인데 문 대통령의 범죄 혐의가 없느냐는 것이 앞으로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와 홍준표 무소속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윤석열 검찰총장 등에 “같이 경쟁하자. 이번에는 제일 경쟁력 있는 단일후보를 내세워 더불어민주당을 야당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지난 28일 팬클럽 ‘유심초’ 주관으로 열린 ‘유승민과의 온택트 미팅’에서 지지자 및 일반국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