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8개월만에 '고병원성 AI'…방역조치 최고수준 강화

29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한 육용 오리 농가와 인접한 전북 정읍시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방역 당국이 달걀을 살처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가금 농장에서 2년 8개월 만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자 방역 조치를 최고 수준으로 강화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겸 AI 중앙사고수습본부 본부장은 29일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가금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되고 야생 조류에서도 고병원성 AI 항원이 계속 검출돼 방역 조치를 대폭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전북 정읍의 육용 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해당 농장은 지난 27일 오리 출하 전 시행 검사에서 H5형 항원이 나왔으며 정밀 검사 결과 H5N8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지난달 21일 철새 도래지인 천안 봉강천의 야생 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지 36일 만에 가금 농장에서 확진 사례가 나온 것이다.


정부는 주변 철새 도래지 등 오염된 야생 조류를 통해 가금 농장에 고병원성 AI가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장관은 “중수본은 고병원성 확진 전부터 신속한 초동 조치를 했으며 고병원성 AI 확진 즉시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상향 조정하고 확산 방지를 위한 최고 수준의 방역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방역 당국은 이달 27일 H5 항원이 검출되자 초동대응팀을 현장에 급파해 농장 출입통제·역학조사를 시행했으며 의심 가축 발생 농장의 오리 1만 9,000마리를 살처분했다. 또 48시간 동안 전국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이달 28일 0시부터 발동하고 전국 가금 농장과 축산 관련 시설을 일제 소독했다.

고병원성 확진 후에는 AI 중앙사고수습본부 체계로 전환하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한 데 이어 중수본부장 주재 긴급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고병원성 AI 발생 농장 인근 3㎞ 내 가금 농장 6가구의 닭·오리 39만 2,000마리는 예방적 살처분을 했으며 발생 농장 반경 10㎞를 방역대로 설정해 해당 범위 내 가금 농장 68가구에 대해 30일간 이동 제한 및 정밀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또 전북 정읍시의 모든 가금류 사육 농장과 종사자는 전날부터 7일간 이동과 출입이 통제됐다. 이외에도 축산 차량은 철새 도래지 통제 구간 진입이, 축산 관련 종사자는 철새 도래지 출입이 가각 통제됐으며 전국 가금 농장의 방사 사육이 금지된다. 전국 전통 시장에서는 70일령 미만의 살아 있는 병아리와 오리를 유통할 수 없다.

김 장관은 “가금 농장 관계자는 바이러스 접촉 가능성이 있는 철새도래지·저수지·농경지 출입을 삼가고 농장 주변 생석회 도포, 축사 출입 시 장화 갈아신기·손 소독, 축사 내·외부 매일 소독 등의 차단 방역을 실천해 달라”고 강조했다. AI가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H5N8형의 경우에는 아직 인체 감염 사례가 파악된 것은 없지만 살처분 참여자의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세종=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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