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원자력발전소 전경./사진제공=고리원자력본부
부산시가 원자력안전위원회 유치를 위해 다시 시동을 걸었다. 원안위는 원자력발전과 관련된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방사능 재해로부터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기관이다. 부산시는 기장군과 함께 원안위를 원전 밀집지역인 기장으로 옮겨야 한다고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29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대통령비서실과 국무조정실, 행정안전부 등에 ‘원안위 부산 유치 건의자료’를 제출했다. 건의자료에는 고리원자력발전소 반경 30㎞ 이내에 800만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세계적으로 유계가 없을 정도로 원전 10기가 집적된 지역이기 때문에 원전 안전을 책임지는 원안위가 기장군으로 이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을 담았다. 부산시는 원안위가 원전과 가까운 곳에 있어야만 상시적인 안전 점검과 현장 확인이 가능하고 혹시 발생할 지 모르는 원전 사고 시 원활하고 신속한 현장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도 이전 이유로 꼽았다.
부산 기장군에는 고리 2·3·4호기와 신고리 1·2호기가 가동 중이며 국내 최초의 원전인 고리1호기의 해체 절차가 진행 중이다. 또 인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에 있는 원전까지 포함하면 기장 인근에 모두 10기에 달하는 원전이 모여 있다.
원안위의 이전에 대한 부산시의 요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부산시는 지난 2014년 7월부터 원안위 이전을 정부에 건의해 왔다. 이를 위해 중앙부처와 유관기관, 국회 등을 직접 방문하고 건의한 횟수만 36회에 이른다.
앞서 기장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로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원안위를 위해 부지를 무상 제공하겠다고 밝히며 유치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냈다. 이미 오규석 기장군수를 단장으로 하는 전담팀을 꾸리고 향후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기장군도 최근 이전에 대한 당위성을 담은 건의문을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국회 등에 전달했다. 원안위 유치는 원전 안전과 직결된 중차대한 문제인 만큼 주민들과 합심해 정부를 설득해 나간다는 게 기장군의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원안위는 원전 관련 현장 대응과 사고 조기 수습 등 주민 보호를 위해 반드시 기장군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시와 기장군을 비롯 울산시와 경북도도 원안위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