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팩트한 디자인이 인상적인 엑스박스 시리즈 X 본체와 컨트롤러. /오지현기자
엑스박스(Xbox)는 그간 ‘콘솔계 2인자’ 취급을 받아왔다. 라이벌인 플레이스테이션(PS)에 비해 독점 게임 콘텐츠가 부족해 항상 “하드웨어는 좋은데 아쉽다”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차세대 엑스박스의 눈은 독점작 경쟁 그 너머를 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차세대 콘솔인 ‘엑스박스 시리즈 X’가 자랑하는 게임 구독 서비스와 이전 기기들과의 호환성을 바탕으로 콘솔 게임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데 도전하고 있다.
지난 10일 전격 출시된 엑스박스 차세대 콘솔 시리즈 X를 약 한 달 간 체험해봤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컴팩트한 본체다. 검은색 무광 재질에 가로·세로 151㎜, 높이 301㎜로 딱 떨어지는 직사각형 모양새가 시각적 만족감을 안겼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돼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아온 컨트롤러(게임 패드) 역시 크기를 줄이고 그립감을 개선해 손안에 착 감기는 느낌을 극대화 했다.
어떤 게임을 해봐야 할까, 고민에 빠졌다. 엑스박스의 게임 구독 서비스 ‘게임패스’와 대여형 패키지 서비스 ‘올 액세스’를 활용하면 100종 이상의 게임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어서다. ‘아크’, ‘기어스’, ‘헤일로’ 등 시리즈는 물론이고 최근 EA(일렉트로닉아츠)와 협업을 통해 ‘심즈’, ‘피파 20’, ‘배틀필드’ 등 60개 이상의 인기작도 엑스박스에서 즐길 수 있게 됐다. ‘와치독스: 리전’,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용과 같이7’ 등 신작 라인업도 탄탄하다.
‘와치독스: 리전’ 게임 관련 이미지. /유비소프트
최적화가 끝난 게임인 와치독스를 플레이해본 결과 ‘가장 강력한 콘솔’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아깝지 않았다. 뛰어난 그래픽 성능과 1TB(테라바이트) 용량 SSD로 4K 60fps(초당 프레임)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콘솔 게이머 최대의 적인 긴 로딩 시간도 잡아냈다. ‘퀵 리줌(빠른 재시작)’ 기능으로 버튼만 누르면 10초 안에 마지막으로 플레이한 게임 재개가 가능하다.
뛰어난 호환성은 덤이다. ‘스마트 딜리버리’ 기능은 게이머들이 그간 구입한 게임을 최신 기기에서도 그대로 플레이할 수 있게 해준다. 엑스박스는 엑스박스 원부터 시리즈 X까지 4세대 기기에 걸쳐 게임 호환을 지원한다. 필 스펜서 MS게이밍 총괄 부사장은 앞서 “사람들이 어떤 기기를 가지고 있건 간에 게임이 가능하게 만들고 싶다”며 “새로운 기기가 나왔다고 해서 그걸 구매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게임의 영혼에 반하는 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가격도 저렴해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을 위한 연말 선물로 딱이다. 디스크 플레이어가 제외된 시리즈 S는 30만원대(39만8,000원)로 애플 아이패드보다 저렴하다. 그야말로 콘솔계 ‘가성비 갑’이다. 시리즈 X는 59만8.000원에 출시됐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