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 케이시 "사우디행은 변화 위한 결정"

2년간 불참하다 내년 참가 결심
오일머니·위선 눈총에 입장 밝혀


사우디아라비아 골프대회 출전을 결심한 폴 케이시(43·잉글랜드)가 “스포츠를 통한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케이시는 최근 공개된 유럽프로골프 투어 사우디 인터내셔널(2021년 1월30일~2월2일)의 주요 출전 선수 명단에 포함돼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출전하면 위선자가 될 것”이라며 이 대회에 불참했다. 이 대회가 2018년 10월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성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대한 국제적 비난을 덮기 위해 지난해 2월 창설됐다는 논란 때문이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의 홍보대사로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권 상황에 대한 항의 성격이 컸다. 그러나 내년에 출전하기로 하면서 ‘오일 머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았다. 유럽 투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달리 초청료를 지급하는 관행이 있다.

케이시는 29일(한국시간) 미국 골프채널을 통해 “가볍게 결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스포츠는 변화를 만들어낼 힘이 있다고 믿는다. 사우디아라비아 측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골프에 대한 헌신적인 모습을 알게 됐다”고 출전을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3승, 유럽 투어에서 14승을 거둔 그는 “변화를 끌어내는 데는 배제보다 참여가 더욱 효율적이고, 내가 이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케이시는 신한 동해오픈에 출전해 2011년 우승을 차지하는 등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선수다. 내년 사우디 인터내셔널에는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 올해 US 오픈 챔피언 브라이슨 디섐보, 베테랑 필 미컬슨(이상 미국)을 비롯해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등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