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이 4% 증가했다. 한 달 만에 반등이다. 그러나 수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여부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만큼 반등세가 연말까지 이어질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월 수출이 458억 1,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4% 늘었다고 1일 밝혔다. 일평균 수출액도 19억 9,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늘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달 조업 일수가 1년 전인 지난해 11월보다 0.5일 적었지만 호조를 나타냈다”며 “조업 일수 부족에도 수출이 증가한 것은 2018년 3월 이후 32개월 만”이라고 말했다. 총 수출과 일평균 수출이 함께 증가한 것도 2년 전인 2018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수입은 398억 8,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2.1% 감소했고 무역수지는 59억 3,000만 달러로 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11월 수출 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15.1% 늘었는데 이는 지난 8월부터 4개월 연속 성장세를 보인 것이기도 하다.
산업부는 지난달 15대 주력 품목 가운데 10개의 수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16.4% 늘어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나타냈고 디스플레이(21.4%), 무선통신기기(20.2%), 이차전지(19.9%), 가전(20.3%) 등도 호조를 보였다.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코로나 19 진단 키트 영향으로 바이오헬스 수출도 1년 전과 비교해 78.5%나 껑충 뛰었다.
지역별로는 EU 24.6%, 미국 6.8%, 아세안 6.4%, 중국 1% 등 4대 시장에서 수출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4대 시장은 국내 전체 수출의 66%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연말 수출도 코로나19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올해 들어 수출은 코로나19 여파로 올 3월(-1.7%)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6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9월 7.3% 증가하며 ‘반짝’ 상승세를 보인 뒤 바로 다음 달인 지난 10월 글로벌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다시 -3.8%로 하향 전환하는 등 급등락을 오간 바 있다.
여기다 환율 하락도 변수다. 수출량은 늘어날 수 있지만 수출 단가는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0월 원화 기준 반도체 수출물가지수(2015=100)는 69.61을 기록하며 관련 통계가 있는 1985년 1월 이후 가장 낮았다. 기준년인 2015년과 비교하면 수출 물가가 30% 넘게 빠진 셈이다.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 일일 신규 환자가 20만 명을 넘어서고 유럽에서도 누적 확진자가 1,700만 명 넘어서는 등 수출 대외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각국이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경기 부양책이 변수이기는 하겠으나 당분간 실물경기는 녹록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나승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수출이 회복세에 들어섰고 12월 조업 일수가 1년 전보다 1일이 더 많아 (연말 호조 지속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나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다양한 교역 환경을 예의 주시하며 필요 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