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제야 대선 승복?…'4년 뒤 출마' 공식화

측근 법무장관 "사기 증거 없다"
정면배치 발표에 태도 바꾼 듯
공화 전국위원회 자리서 선언

윌리엄 바(왼쪽) 미국 법무장관이 지난 9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바 장관은 1일(현지시간) “지금까지 우리는 대선에서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규모의 사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24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의향이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자신의 최측근인 윌리엄 바 법무 장관마저 선거 결과를 뒤집을 만한 중대한 사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백악관을 떠날 준비를 하는 모습이다.

1일(현지시간)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입수한 영상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행사에서 “놀라운 4년이었다. 우리는 4년 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게 안 된다면 4년 뒤에 보겠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 대다수가 공화당 전국 위원회(RNC) 멤버인 참석자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석상에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석에서 차기 대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음을 참모들에게 말했다고 수차례 보도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도 특별한 근거 없이 11·3 대선이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차기 대선에 나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내년 1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취임일에 일단 백악관을 떠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보도는 바 장관이 11·3 대선에서 사기가 없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뒤 나왔다. 바 장관은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선거에서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규모의 사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사기일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국토안보부와 법무부가 조사했지만 지금까지 (그것을) 입증할 만한 어떤 것도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정치 전문 매체 더 힐은 “바의 언급은 도미니언 투표 기계가 표를 바꿔치기하는 데 사용됐고 공산주의자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는 트럼프 측의 주장을 허무는 것처럼 보였다”며 “선거 결과를 훼손하려는 시도에 대한 통렬한 질타”라고 평가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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