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의 힘...K바이오 올 기술 수출 10조 '날개'

레고켐바이오 'ADC 항암제'
美 픽시스와 3,255억에 계약
알테오젠·퓨쳐켐·보로노이도
5,000억 안팎 대형 수출 성사
10조 중 8조이상 벤처가 따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올해 기술수출이 총 10조 원을 돌파했다.

퓨쳐켐(220100)(6,500억 원), 보로노이(7,200억원) 등 5,000억 원 안팎의 대형계약이 연이어 터졌다. 올해 체결한 계약의 결과는 향후 2~3년 안에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수출의 실제 영향력은 마일스톤이 들어온 다음부터 평가할 수 있다”며 “올해 기술이전을 한 기업들의 경우 내년부터 마일스톤 수익이 가시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혁신형 신약 기술을 완성하는 데는 10~1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투입되는 비용도 1조 원이 넘는다. 성공 확률도 낮아 기술력을 가진 바이오 벤처가 쉽게 뛰어들기 힘든 게 사실이다. 기술수출은 이런 환경에서 바이오벤처가 수익을 내면서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하지만 완성된 신약이 아닌 후보 물질을 수출하는 만큼 임상 단계에서 계약 상대방이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지난달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수출했던 1조5,183억 원 규모의 폐섬유증 신약후보물질 기술을 돌려받기도 했다. 수출 계약을 체결한 지 1년 4개월 여 만이다. 한미약품은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가 도입한 당뇨병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개발을 중단하기로 확정하면서 올해 3·4분기 3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승규 한국 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신약을 만들 때는 전임상부터 전 단계에서 촘촘하게 마일스톤 계약을 맺고, 그 과정에서 데이터를 통해 계약 지속 혹은 파기를 결정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전임상에서 끝까지 가는 확률은 20%도 채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약 개발은 바이오 벤처가 높은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는 사업인 만큼 기술수출은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바이오 벤처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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